일본에서의 살아남기 3일 [10] – 귀국하던 날 (1) –

최재원


=== 귀국하던 날 (1) ===

  호텔의 체크아웃시간이 10시인데다 한시간당 500엔의 추가비용이 든다는
설명에 침대옆 자명종시계에다 기계로 받아주는 모닝콜 서비스에다 만반에
준비를 다 하구 시간을 맞추어놓았지만 폭잠에 빠졌던지 겨우 깰 수 있었
다. 목욕을 하고 급한 마음에 한 면도라 피가 철철난다. 따꼼한건 나중이
고 추가비용을 물지않으려고 셔츠의 칼라단추도 빠뜨린채 였다.

  문이 딱딱 붙어있어가지고는 어젯밤엔 왜 그리 문을 잘못찾아 벌컥벌컥
문을 열려구 소리를 내는지 원, 귀찮게 하지 마시오하는 푯말을 밖에 걸어
두었는데도 마찬가지... 결국 이 푯말을 떼어 놓는 것도 잊어버린채 방을
나오긴 했지만 체크아웃할땐 이미 10시가 지나버렸다.

  어제저녁엔 로비에서 주천님의 예약을 변경하려다가 안되는 영어에 참!
하긴 직원이나 나나 마찬가지였기에 더 그랬지만, 일요일날 변경을 한번
했기에 그대로 하려 했는데 즉, 히 윌 컴 투마로우, 괜히 확실히 하려고
예약을 변경한다는 얘기를 꺼낸 것이 잘못, 나는 내일 체크아웃할 것이고
때문에 예약 하나는 취소가 되고 싱글 룸 하나는 내일부터 4일밤으로 예약
을 변경할려구 한다는 얘기가 서로에게 오가며 왜그리 힘들든지...

  암튼 카드키를 내 놓고 체크아웃을 하고 싶다고 하니깐 계산서를 내어 
놓는데 -하고 얼마 적혀있어서 아마도 추가비용인가보다 싶어서(결국 촬영
은 못했지만 캠코더 밧데리 충전에, 체크아웃 시간지체 등등) 지갑에서 꺼
내어 놓으려니깐 아니란다. 오히려 내어 놓는 것이었다. 거의 7천엔가까이
그러더니 아무래도 안심이 안되던지 이 계산서 내용을 이해하는가 하고 물
어왔다. 그래서 이해한다고 했지만 왜 -라고 써놔서 지갑을 꺼내게 한 건
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게지 하나를 예약번호 85227번을 위해 
남길수 있냐구 하니깐 물론 된다고 해서 수령증을 받구서는 우표책을 남겨
놓았다.

  집에다 오늘 귀국한다고 전화를 하고 리무진 버스시간까지 기다리면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내용을 메모하고 11시쯤 넘어서 호텔본관 앞까지 갔더
니 어느새 버스가 와 있었다. 가까이 가니 버스문을 열어주었는데 표를 내
어도 받지를 않는다. 이상했지만... 뭐.. 그런가보다 하고 사진을 한장도
못찍어놓았다는 생각에 꺼내어가지고 내 손으로 내 사진을 찍으려니 힘이
여간 드는게 아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해 가지고 사진을 찍고 주위에 큰 건
물 몇개도 찍어놓구 있는데 신주쿠역에서 표를 내 놓으란다. 

  이때부턴 꼬박 잠이 들어버렸다. 침을 흘렸는지 안흘렸는지도 모르는체.
타고자 하는 NW항공이 국제선 1청사래서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내리려는데
여느 "히어 이즈 노스웨스트에어라인?"했더니 아니랜다. 다음에 내리라는
데 잘항공이 있는 국제선 2청사부터 들른다. 원... 다음에도 내리려 하니
깐 거기도 아니랜다. 다시 조금 차를 타고 있으니깐 내리랜다.

  내려서 들어가 보니 여기저기 항공사들이 있고한데 여기도 분명 공항이
용권과 유사한 세금이 있을텐데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는데 안내판이
있어 자세히 읽어보았더니 어디엔가에 자동판매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
서 항공시간표를 보니 항공편이 글쎄 연기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탐색전을 펴기위해 쭈욱 한바퀴를 도는데 얼마나 큰지... 30분이 금세 흘
렀다. 자동판매기 위치, NW항공사 부스, 입국장엔 어떻게 내려가는지...
등등을 알아내구선 시간을 보니 어느새 두시가 넘어서려하고 있었다.

  주천님께서 12시비행기로 들어오실테니 지금쯤 한창 입국수속을 밟고 계
시겠지 싶어 1층으로 내려가 짐수레에다 짐을 싣구 착착 걸어나오는데 어
디에선가 들리는 목소리 "사로야!" 와! 얼마나 듣고 싶어했던 소리인가!
두리번두리번 거리는데 저쪽에서 전화를 걸고 계시는 것이 아닌가 조금을
기다려 악수를 하는데 "울었냐!" "아니요... 그런데..." "멜로우에 전화를
했더니 내일보다는 오늘이 좋다는 구나. 지금 빨리 가 봐야 하는데, 내가
2시20분 리무진버스를 샀는데 한 10분시간이 나는구나. 다방이나 들어가서
차나 한잔 마시자"

  "NW항공이 디레이 되어가지고 6시이후로 되었어요." "저런. 그럼 시간을
많이 보내야 겠구나 뭐 맛있는 것 좀 먹어야 겠구나." "이거요" 햄버거 두
개, 일본에 와서 식사(?)한 것중 제일 비싼거였는데.. 맛이 꿀맛, 그렇게
만나고 싶어하던 분이 계시는데 안 그럴리가 없지요...

  어제 심포지움 장에 갔는데 누구는 무슨 말을 했구 누구는 그런데 누구
말이 제일 설득력 있는것 같았구 자료를 하나 더 요청하렸더니 안된다구
그랬구 처음에 부산의 이인규할아버님을 찾는것도 아나운서맨이 없어서 안
된다구 했구 우표책은 프론트에 맡겨두었구 등등... 그런데 커피를 마시구
시간이 되어 떠나시는데 얼마나 아쉬운지... 냠냠 맛있게 먹구 시간을 보
내는데 지루한 시간 치구는 빨리 지나가서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돌아올 비행기가 칼이 아니라 NW였다는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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