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進 23] “중유와 염구는 대신이라 할 수 있습니까?”

  안녕하셔요!
  비가 오다말다 오락가락 하는 날이어서 비오는 날의 서늘함을 향유할만
한 여유를 주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낮에는 볕이 쬐어서 옳지... 미뤄두
었던 빨래를 해야지 하곤 집에 와서 후... 결벽증에 가까운 눈엔, 시력이
나쁨에도 불구하고 티가 보이면 끊임없이 비누칠에, 비빔밥 말덧 빨래를
하고(아직도 허리가 아쁠정도로.. 장장 세시간에 걸친..) 빨래를 널었건
만...

  휴... 도서관에 가 앉아 있는데 이런... 비가 오는것이 아닙니까? 그것
도 소리가 안에까지 들릴정도로 내일 다시 빨아 널어야 하는지, 그냥 자연
의 순리에 맞겨놓을 것인지...

  암튼 오늘은 오래만의 논어 한장을 여쭈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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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季子然問.. " 仲由.염求,는 可謂大臣與?이꼬 "
  子曰.. " 吾以子爲異之問,이라니 曾由與求之問?이로다 
           所謂大臣者,는 以道事君,하다가 不可則止,하나니 
           今由與求也,는 可謂具臣矣.니라 "
  曰.. " 然則從之者與?이꼬 "
  子曰.. " 弑父與君,은 亦不從也.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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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畏 (외) 두려워할 : 畏薄(외박) 두려워서 멀리함.
      염 -> 再에서 一을 뺀 글자로 KS한자가 아님. 
            : 白壽는 百壽에서 한살을 뺀 99세라는 모양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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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자연이 여쭈기를.. " 중유와 염구는 대신이라 할 수 있습니까? "
  공자께서 답하시기를.. 
      " 나는 당신이 색다른 질문을 할 줄 알았는데 고작 유와 구에 대해 
        묻는군요! 이른바 대신이라고 하면 정도(正道)로써 임금을 섬기고, 
        그렇게 못하게 되면 물러나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제 유와 구는 신하로서 꼽힐 수는 있으나 졸신(卒臣)에 지나지
        못합니다. "
  계자연이 " 그렇다면 주인이 하고자 하는대로 따르기는 합니까? " 하자
  공자께서 "아비와 임금을 죽이는 일에는 그들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하셨다.                                       ( 先進 스물세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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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군과 왕자의 지위는 예부터 부자지연이라기 보다는 군신지연이라 하였
다 합니다. 중국의 선사이후의 최대 명군으로 불리우는 당 태종 이세민의 
예로 보건데 형제를 살해하고 경호부대격인 현무문의 장으로 변을 일으켜
부친을 위협해 왕위를 강제로 양위받은 사실을 보면 이는 더더욱 그럴듯 
합니다.

  오늘날 유와 구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책을 쓰길 좋아합니다. 그러나 정
도(正道)로써 임군을 섬기기는 커녕 흐리게 까지 만들곤 하고 물러나기는
커녕 나서기를 좋아하니 역시 졸신(卒臣)에 지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합니
다만은 오긍이 정관정요를 써 태종 이세민의 정관(貞觀)의 치(治)를 찬탄
했듯 아비와 임군을 죽이는 일을 따른다면 유와 구에도 미치지 못하니 참
으로 불쌍한 이들이라 하겠습니다.

  글로써 나타낸다면 임시정부가 있는 중국엔 한발도 밟지않고 임정의 정
무는 아랑곳 하지 않고 미국땅에서 자금만을 요청했던 이도, 오늘날로 치
면 총무처장관격에 불과한 것을 직위의 영역에 있어 자신의 부처의 직함
만을 프레지던트로 하므로써 세상의 웃음을 살까 싶어 할 수 없이 임정 초
대대통령이 되기도 했던 이도, 언술로 30분만에 제헌헌법 초안을 뒤집어 
대통령제로 된 헌법을 만들어 버린 이도 찬탄을 받을 수가 있으니 말해 무
엇할까만은 불쌍하기 그지없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1995.8.1.
  사로 올림                                             늦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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