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논리 5. 올바른 결론 만들기

안녕하세요!
학생들이 논술준비를 할 때 흔히 신문 사설이 가장 논리적이라고 배웠지만,
제대로 된 논리를 배우고 보면 우리나라의 사설이 대표적인 우리의 비논리를
양산해 내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영어논리라고 살펴보았지만, 우리 한글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언어의 기본논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글은 영어랑 다르지 않겠느냐는 것은 오해입니다. 우리 작문책은 영어작문
책을 적당히 베낀 일본 작문책이 모범이고, 논리학 교재 역시 일본에서 번역해
놓은 영어논리 책이니, 만일 다르다면 어떻게 교과서를 같은 책을 쓰겠습니까?
물론 문화의 차이 때문에 미국은 두괄식을 선호하고, 한국은 미괄식을 선호한
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저랑 살펴보고 있는 영어 논리를 익히고, 논리모순인 것을 피해간다면, 문단마다
이해가 되어서 술술 읽히는 글을 우리 모두가 쓸 수 있을 것입니다. 화난 사람
분 풀어주기로 일본 욕하고, 강대국 혹은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을 욕하는 것으로
속이 시원해져서 잘 읽히는 글을 쓰는 감정에 호소하는 웅변가의 거짓말에도 이젠
더이상 속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지난번 필요충분조건까지 기본적인 논리문장 4가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물이라고, 이 논리문장 혹은
일반 문장을 꿰어서 보물을 만드는 방법을 오늘부터 두 강좌 분량으로 나누어 살펴
볼 것입니다.

우리가 작문 수업시간에 배웠듯이, 단어의 선택, 문장의 구성, 그 다음은 바로
문단의 작성입니다. 문단이란 한 사고단위를 말한다고 배웠습니다. 솔직히 배우
기만 했지, 실제로는 일기 등을 제외하면 거의 글을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문단나누기 조차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한 문단이 한 사고단위라는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가 확실히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논리적으로 비판하기 위한 기초가 바로 이 논리적인 문단쓰기 입니다. 일본 식민지
교육이 가르치지 않은 부분입니다. 어휘외우고, 문장쓰기 기초 작문을 한 다음엔
바로 전체 글쓰기의 틀만을 가르쳐 줍니다. 일본식 주입식 언어 교육에선 실제 문장
에선 쓰이지도 않는 학술적 문법만을 중요시 해서 결국 제대로 된 말하기, 글쓰기
공부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문단쓰기 조차 못하게 합니다.

글쓰기를 가장 잘 한다는 언론인의 사설이 권위주의 호소의 오류와 주장자 공격의
오류 등과 같은 비논리 투성이인데, 일반인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우리의 일본식
주입 교육, 암기강요 교육이 이러한 양상인데, 논술시험을 도입하자는 것은 결국
소규모 논술학원에서 주입된 도표식 글 작성법과 논거 그리고 우화 등을 외워서
쓰도록 해서 결국 기득권층만 폐쇄적으로 이너서클을 형성해 가겠다는 주장에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논리 다섯번째, 문단만들기 첫번째로서 결론(Conclusion) 만들어 내기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것과 다음시간에 배울 추측(Assumption)된 의미 찾아
내기(혹은 문맥의 의미 찾기)를 끝내고 나면 LADEN님이 질문하신 대로 우리가
논리문장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쓸 건지 진정한 해답이 나오겠습니다. 문단으로
구성이 되어야 비로소 논리적인 문장의 의미가 살아나는 거니까요.

——————————————————————————–
============ 프롤로그 : 글쓰기의 방법에 있어서 동서양의 차이점.
——————————————————————————–

글을 쓰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두괄식, 미괄식, 혹은 양괄식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두괄식이란 결론을 문단의 처음에 쓴다는 것으로 번역이 애매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식 한자로는 연역법이라고 합니다. 오히려 영어로 이해하면
더 쉬운데, 연역법이란 Deduction, 빼기, 즉 결론 문장에서 의미구 하나씩 빼가면서
결론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미국식 글쓰기 입니다.

둘째, 미괄식이란 결론을 문단의 마지막에 쓴다는 것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로는
귀납법이라고 합니다. 귀납법은 영어로 Induction, 더하기, 즉 논거 문장을 하나씩
더해서 합계와 같거나 적은(Inference) 결론문장을 만드는 것입니다. 동양식 글쓰기
입니다.

셋째, 양괄식이란 결론을 문단의 처음과 마지막에 반복해서 쓰는 것입니다. 영어로
쓸땐, 패러프레이즈를 해서 사용해야만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의도하지 않은 강조나
지루함(같은 단어의 반복 사용으로 인한 과잉:redundancy)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그럼, 동양과 미국식 글쓰기가 왜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통상 지도자가
결론을 내려주면 이를 따르는 것이 익숙한 동양의 권위주의 하에서 교육받은 사람들은
자신이 글을 쓰기도 전에 혹은 연구해서 결론을 내리기 전에 상사나 연구를 위탁한
사람의 결론과 같은 것을 도출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됩니다. 따라서 결론은 이미 나와
있기 때문에 약점을 보완할 것, 즉, 나와있는 결론을 입증할 문장 즉, 논거들을 먼저
쓰고, 강점인 빨리 내린 결론은 나중에 쓰는 미괄식으로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논거에
약한 독자들을 위해 논거를 먼저 쓰면서 배려하는 것이지요.

반면에, 서양에서 논리적 비판방법을 교육받은 사람들은 체험에 의한 지식얻기에
주력하기 때문에 결론이 아닌 가설을 두고 검증해 가면서, 잘못된 가설은 폐기하고,
올바른 결론만을 채택합니다. 즉, 결론에 관한 어떠한 선입관도 없이 회의적으로,
비판적으로 사고하게 됩니다. 때문에 글을 쓸 때에는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결론을 먼저 써주고, 자신들의 강점인 검증과 비판인 논거들은 나중에 쓰는 두괄식
으로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결론에 약한 독자들을 위해 결론을 먼저 쓰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글쓰기는 서론/본론/결론의 방식으로 전체적으로는 결국 통상
양괄식 혹은 미괄식으로 전개가 됩니다. 물론 제목이 결론이라고 하면 두괄식이라고
볼 수도 있겠구요. 다만, 독자의 이해의 편의를 위해서 한 사고단위(작가의 입장),
즉 한 기억단위(독자의 입장)의 문단은 동서양의 문화의 차이를 고려 독자의 약점을
먼저 보완하는 방법으로 글을 쓰도록 발전이 된 것이지요.

(참고로 이것은 저의 독자적인 글쓰기 연구의 결과물인 주장으로 추가검증이 필요
합니다. 추가적인 연구를 더 해봐야 합니다. 다만, 여기서는 이해의 편의를 위해
글쓰기 문화가 다르구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토플이나 SAT/GRE Writing을 할때 본문의 문단 글쓰기에서 주제문장(Topic Sentence)
을 먼저 쓰는 두괄식(연역법)으로 해야 고득점을 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한글로 미괄식으로 쓴 것을 단지 두괄식으로만 바꿔서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논거 문장들이 결론 문장에서 나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늘 배우게 될 말을
하거나 글을 쓸때의 결론(Conclusion) 만들기 혹은 독서를 할때 결론찾기입니다.

———————————————————————————-
========[오늘의 학습] 문단에서의 결론(Conclusion) 만들기 혹은 찾기.
———————————————————————————-

결론(Conclusion)이란 쉽게 말하면 논거의 유추해석(Inference)과 비슷합니다. 또한
우리가 영어논리 첫번째로 배운 충분조건(If/then)과 비슷합니다. 토플시험 등에서는
‘inferred 혹은 implied’등으로 물어집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논리적인 문단이란 논거와 결론을 중심으로 아래와 같이 구성이 됩니다.

Since “if A then B.”     한글예문] Since 소크라테스는 인간이다.
Since “if B then C.”               Since 인간은 죽는다.
======================             ============================
So    “if A then C.”               So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전형적인 미괄식(귀납법) 구성입니다. 두 ‘Since’ 문장이 논거가 되고 여기에서
유추해석(Inference)해서 결론인 ‘So’ 문장이 나옵니다. 독해시험에서 유추문제
(Inference)에서 본문의 관련 문장을 합한 것(패러프레이즈)이거나 그보다 적은
내용(redundancy 과잉방지를 위해 중복된 것은 제외하기 때문)을 담은 보기가
정답이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아래의 간단한 예문과 같이 결론인 “So” 문장은 앞에 갈수도 있고, 문단 가운데
어디에서 있을 수도 있고, 마지막에 갈 수도 있습니다.

(미괄식) Since AB ; Since BC ; So AC.
아이가 운다; 열이나서 운다; (따라서) 해열제를 먹인다.

(중괄식) Since AB ; So AC ; Since BC.
아이가 운다; (따라서) 해열제를 먹인다; 열이나서 운것이다.

(두괄식) So AC; Since AB ; Since BC.
(따라서) 해열제를 먹인다; 아이가 울었다; 열이나서 울었다.

그러므로, 독서를 할 때에는 해당 문단의 주제문장 즉, 결론(Conclusion)이 어느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토플 시험이나 글쓰기 시험때는 미국식으로
두괄식, 한국식으로 미괄식으로 글을 쓰지만, 책을 쓸 때나 일반적인 글을 쓸 때
에는 작가의 마음대로 결론문장이 어디에서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학생이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독서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는 결론 문장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느 것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빨리읽기(Skim), 탐색하기(Scan), 마지막으로 정독하면서 줄귿기로
예습 마무리, 복습시 시간 절약 등으로 공부하는 미국학생보다 잠을 적게 잘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글을 읽을 때 해당 문단의 결론문 찾기는 몇가지 방법이 있겠습니다. 독서가 취미
거나 좌뇌형(일반형)의 경우에는 본능적으로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남자로서 게다가 우뇌형(이공계형/예술형)인 경우에는 이미지로 책을 읽기 때문에
독서의 속도가 느리고(간단한 속발음 없애기 훈련으로 교정가능), 따라서 결론문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우선 첫째로, 결론으로 추측되는 문장을 추린 다음 각각의 문장을
‘Since’와 ‘So’에 대입을 시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가 가능하다(possible/may),”와 “당연히 B를 해야한다(should),”
두 문장의 경우 해야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어색하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이 경우에는 ‘should’문장이 결론 문장이 됩니다.

참고로 단순히 해석만으로 결론문장을 찾을 경우 혼동이 되는 이유는 문단에는
최종의 결론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단계의 결론(Subordinate Conclusion)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Since 유학을 가야한다.
Since 따라서 토플 시험을 봐야 한다. (sub. Concl.)
============================================
So    그러므로 토플 공부를 해야 한다.

둘째로, 문단중에서 결론문장이 아닌 것을 추려내면 됩니다. 여기에는 위에서
살펴본 중간결론과 사실, 의견, 사소한 것 등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사실 요소에는 배경지식(Background), 소개 혹은 개념도입(Introduction),
개념정의(Definition), 예문(Example), 설명(Explanation), 상세설명(Elaboration)
등이 있으며, 의견 요소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거절(refuse)하거나, 별 것 아닌
것으로 평가절하(dismiss)시키거나, 또는 부분적으로만 인용(partial concession)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 외에 독자를 위해 유모어를 인용하거나 하는 것이 사소한
요소가 되겠습니다.

참고로 이것은 글을 읽을 때 결론문장을 찾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하면
우리가 글을 쓸때, 문장을 풍부하게 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관련분야
학자의 연구결과를 인용하거나, 비슷한 취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간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을 뿐이며,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논거문장이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문단쓰기에 있어서 자신의 주장(결론문장)을 입증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국민이 이렇게 생각한다거나 권위있는 제3자가 이렇게 생각
한다고 하는 것은 위에서 살펴본 봐와 같이 논거가 될 수 없으므로 자신의 논거가
있어야 합니다. 영어로 글쓰기를 할 때는 결론문장을 문단의 앞에 쓰는 두괄식,
한글로 글쓰기를 할 때는 결론문장이 문단의 뒤에 가는 미괄식으로 하면 되며, 주장
의 입증을 위한 논거문장의 글쓰기는 똑같습니다.

일단 주제문장이란 두개 혹은 세개의 논거를 합한 문장이어야 합니다. 즉, 논거에서
입증되지 않았거나(미괄식) 입증할 수 없는 경우(두괄식)에는 최소한 입증되지 못한
주장이 됩니다. 다음과 같이 할 수 있습니다.

Since the can is on the table;        (캔이 테이블위에 있기 때문에,)
Since the juice is where the can is;  (쥬스가 캔있는 곳에 있기 때문에,)
======================================
So    the juice must be on the table. (따라서 쥬스는 반드시 테이블 위에 있다.)

이것이 유추해석(Inference)에 따른 결론도출하기 입니다. 여기서 결론문장인 ‘So’
문장을 문단앞에 두면 토플식/ 미국 사람이 읽기 좋아하는 두괄식 글쓰기가 됩니다.

물론 논리의 한 사고단위이나 사람이 한번에 기억할 수 있는 한 사고단위인 문단은
유추해석(Inference)에 의한 결론도출 뿐만 아니라 다음 시간에 알아볼 추측
(Assumption)에 의해서도 가능합니다. 즉, 문맥의 의미를 내포한 채 논리의 정당한
비약을 통해서도 결론내리기는 가능합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 해야 할 것은 논리
모순이 되는 추측을 하게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마지막으로 살펴 볼
논리의 모순(Flaw of Argument) 12+1가지 입니다.

지난 시간까지 살펴본 기본 네가지의 논리문장도 결국 이렇게 문단으로 꾸며지지
않으면 그다지 실생활에 도움이 안되지만, 그 기초가 없으면 역시 논리적인 문단
꾸미기를 할 수가 없습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가지 않으면 어떠한 지름길
공부도 유학준비나 취직을 위한 시험이 끝나면 무너져 버리고, 정작 유학을 와서
혹은 회사에 취직을 하고 나면 실생활에선 쓸수가 없는 것입니다. 기본부터 착실히
다져갑시다.

결론문 제대로 쓰기를 잘 하려면 독서를 통해 결론문 잘 찾기를 훈련하면 됩니다.
한글로 된 책이라도 번역서를 중심으로 글을 읽거나, 가능하다면 영어로 된 책을,
정 시간이 없다면 시험용 독해문장이라도 읽으면서 어느 문장이 해당 문단의 결론
문인가를 찾는 훈련을 하신다면 논리적인 말하기나 글쓰기를 할 때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다음 번엔 문단꾸미기의 두번째인 추측(Assumption)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점점 복잡해 지지만,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지고, 기본훈련을 하면 쉽게 접근할
수가 있습니다. 영어는 법칙 공부하기가 아니라 실제 독서와 글쓰기, 듣기와
말하기를 통해 훈련을 하는 것 외에 다른 공부의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이 글은 카테고리: 논리 이야기에 포함되어 있으며 태그: , , , , , , , , (이)가 사용되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