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문화권에 익숙해지기가 참 어렵네요

보스턴회합 사진

안녕하세요!
우리 기업들의 영문홈페이지가 한국적인 영어로 되어 있어 문제라는
선생님이 올려주신 기사를 보고 글을 쓰게 됩니다.

예전에 선생님께 수업을 들을때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내용이 생각납니다..
독해문제를 푸는 데 익숙해지려고만 하는 학생들에게 영어원서를 몇권도
읽어보지 않고서 어떻게 독해공부를 할 수 있겠느냐는 말씀이시지요.
시험준비만을 위한 영어공부만 하고 점수만 받으면 스스로 하산해
버리는 공부를 하는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지요.

우리 학생들이 열심히공부를 하기는 하는데 문제풀이식 공분 무조건적인
암기식 공부에만 시간을 쓰고, 정작 영문독서는 커녕 한글로 된 책도 몇권
읽지 못하게 하는 우리 교육탓이기도 하겠지만 독서나 언어를 싫어하는
남성문화탓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오늘 신문기사를 보니
태아시절에 남성호르몬에 더 영향을 받으면 수학을 더 잘하게 되고, 여성
호르몬에 상대적으로 많은 노출을 받으면 언어능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연구결과가 있기에 생각한 것인데요.

아무래도 영문으로 된 문장에서 응용하지 않는 이상 한국식 영어가 되어버릴
수 밖에 없을 텐데요. 그만큼 실제로 기업에서 영어로 된 책을 거의 읽지 않고
있다는, 자기 계발 시간이 거의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예라고 생각이 드네요.

미국에 와서 3년을 채우게 되니까 이제 굳이 번역을 의식하지 않고 생각이
바로 영어로 옮겨지고, 상당부분 번역없이 들려지는 상태가 되었지만 여전히
미국 사람들이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문제는 단어나 문장을
못알아 듣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방식이 미국 사고방식과 어긋나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는 것입니다. 즉, 아무리 영어로 자기 생각을 구사할 수 있다고
해도 정작 생각이 한국 문화에 젖어 있는데 어떻게 영어권 사람들이 이해를
할 수가 있겠냐는 것이지요. 참고로 미국 사람들은 왜냐하면이란 문장을 참
좋아합니다. 주장보단 이유가 더 중요하지요.

이중국어(바이링구어)는 가능하더라도 이중문화(바이컬쳐)를 가지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 되겠지요. 우리의 기업문화가 한국식을 고집하고 있다면
그것이 아무리 세련되게 영어로 옮겨져도 미국 사람들이 좋아할 리가 없지요.
예를 들어 우리 기업은 야근도 열심히 한다라는 얘길 영어로 아무리 잘 옮겨
보았자 미국 사람들은 취업을 하려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죠.

말만 글로벌 이라고 하지 정작 지역전문가들의 수준은 지역언어 전문가
이거나 해당 지역의 교포처럼 한국과의 교류를 위한 이중문화권에 익숙한
사람들은 아니란 것입니다. 조기유학생들은 미국 문화권에 젖어 있게 되고,
정작 한국 문화권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대학원 이후의 유학생들은 반대가
되지요. 물론 이중문화권은 커녕 이중국어자도 부족하고, 이들에 대한 대우도
형편이 없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겠지요. 번역이나 기업의 현지화를 값싼 비용으로
해결하려고 하니까 결국 실패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미국으로 진출한 우리 이동통신사의 서비스는 통화성공율이 가장
떨어지는 회사와 계약하고, 한글문자메세지가 필요없는 교포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계획하는 등 현지화에 실패하였고, 일본에 진출한 자동차기업은 체구가 작은 일본인의
특성에 맞추지 못해서 차체가 주차장 규격보다 커서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최근에는
많이 정착한 미국 수출에 있어서도 광활한 토지에 도로건설 비용상 도로를 깨끗하게 관리
하지 못하는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서 내구성이 떨어져, 중고차 값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도로야 조금이라도 상처가 나면금방 보수를 하지만 미국은 여기저기
갈라지고 한국 같으면 사고날만한 상처들이많아도 도로수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결과입니다. 우리처럼 깨끗한 도로(덕분에 건설분야에 예산이 많이 투자되지만요)
상에서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미국처럼 험한 도로에선 내구성이 좋지 않으면 쉽게 차량이
손상되기 때문에 우리자동차 기업들의 내구성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경쟁사인 일본기업에 비하면 중고차 가격이나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월마트나 까르푸같은 세계기업이 한국에서 철수를 할만큼 우리 문화가 독특하다면,
역으로 우리 기업들도 우리 문화만을 고집하면 서양으로의 진출은 힘들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구글이 한국의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10위권에도 들지 못한다면 역으로
NHN도 그 틀 그대로는 미국 등 세계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 기업의 현지화나 외국기업의 한국 시장진출 성공 여부는 이중문화권의 조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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