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발음, 그리고 영어교육 _ 건강보험들려다 주택보험 들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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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R’ 발음과 실수담]
(음치가 노래잘하려면? 발음이 틀린 사람이 발음을 잘하려면?)

미국에서 살다보면 전화로 30분이 넘게 고객담당자와 얘기해서 처리할 일이
참 많습니다. 전화/전기/가스/셀폰/인터넷/케이블/이사차예약 등등의 경우죠.
그럴경우 대게 회사가 전화료를 내어 주는 전화인 800번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데 그러면 고객상담원이 제가 살고 있는 주가 아니라 다른 주에 있을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면 발음이나 강세(스트레스)가 정말 중요해 집니다.

첫번째, 제가 살고 있는 주는 매사-(추)-세추입니다. 알콩키아 인디언 말로
산(메사추_마운틴)에 가깝다(에츄)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북부에 있는 주인
뉴햄프셔주의 북쪽에 산이 있지요. 과거에 뉴햄프셔주가 매사추세츠 주에서
분리되었습니다. 그런데 강세를 가운데 (추)에 주지 않으면 아무도 못알아
듣습니다. 물론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야 알겠지만, 미국 사람들 중 50개주의
이름을 발음이 틀려도 알아먹고 고쳐줄 사람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둘째로, 건강보험(미국은 대부분 사보험입니다)을 들려고 이리 저리 전화를
하다가 은행에 전화연결이 되었습니다. 보험관련 업무가 있길래. 그래서 헬스
인슈런스 담당과로 연결을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담당과에서 갑자기 기존에
모기지(집을 살때 해당 집을 담보로 장기대출해 주는 제도)가 있느냐는 등
이상한 질문들을 했습니다. 왜냐구요? 그 사람들 귀에는 제가 말한 헬스 인슈
런스가 하우스 인슈런스로 들린 것입니다.

왜냐면 영어의 ‘L’ 발음에는 리을발음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야 하는데 전 그게
들어가 버린 것입니다. 그러니 일단 그 사람들은 건강보험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다음 비슷한 것을 떠올리니까 하우스 보험입니다. 왜냐구요?
그 은행의 보험업무를 보는 회사에선 건강보험을 취급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담당직원이랑 이런 저런 외국인의 발음에 대해 얘기하다가 헬스가
아니다 헤(으) 다음에 뚝 끊었다가 스 한다는 것을 배웠죠. 물론 미국에서
1년쯤 산 뒤라서 해당 소리가 들리니까 구분이 되지만 그전엔 아예 소리가
안들리까 선생님이 가르쳐 주셔도 발음을 따라할 수가 없었던 것이구요.

참고로 ‘L’발음이 한국에선 힘드는 이유는 한국어를 얘기할 때는 우리의 혀가
공중에 붕 떠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영어를 얘기할 땐 통상 혀가 아래에
딱 붙어있게 됩니다. 통상 단어의 끝에서 발음되는 ‘으/어’처럼 힘이 없는 발음이
주로 사용되니까 아예 혀가 뚝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한글은 혀를 써서 부정확한
발음을 주로 교정하니까 혀가 공중에 떠 있는 것이구요.

따라서 미국 사람들이 ‘L’발음을 할 때 혀가 바닥에 딱 붙었다가 급격히 윗천장
치아의 뿌리 쪽에 다아야 하니까 순간적으로 소리가 멈추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딸꾹질 하는 것 처럼 말이죠. 그러니까 한글을 주로 쓰는 우리는 혀가 가운데
공중에 떠 있다가 천장으로 올리는 것이니까 비슷한 소리가 나질 않고 너무
빨리 천장에 다으면 리을 발음이 들어가 버립니다.

미국 소리를 듣는 훈련이 안 되어 있으면 같이 리을 발음이 들리는 것처럼 인식
되니까 실제론 차이를 못 느낄 수 있지만 우리가 듣는 모든 소리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심리적인 효과에 의한 것이란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지요.

참고로 ‘도레미파솔라시도’를 포함한 12개의 음정은 원래 세계에 실재 그렇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의 귀에 들리는 어떤 파장이 심리적으로
그렇게 들리도록 되어 있는 것 뿐입니다. 마치 가시광선의 ‘빨주노초파남보’처럼
일정한 파장을 가져 원래부터 빨간 것이 아닌데 사람에게만 빨강으로 보여질 뿐
이라는 것과 같은 원리죠. 녹색과 빨강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죠 ( 이것이 당신의 음악에 관한 뇌이다에서 인용).

미국에 거주한지 일년쯤 지나니까 저도 모르게 혀가 바닥에 붙어 살더군요.
한국에 있을 땐 사탕을 물고 연습하라는 분도 계셨는데 말이죠. 아마도 한국어를
그만큼 안 쓰니까 혀가 퇴화가 되었나 봅니다. 훗. 이건 근거없는 농담입니다.

물론 단어의 첫자에 ‘L’이 들어가면 모 영어저술가가 말한 것처럼 ‘(으)’라고 속으로
먼저 말하고 하면 된다는데, 이건 혀를 뿌리에 붙혔데가 때라는 것이니까 그만의
요령이라고 말하긴 어렵겠네요. 암튼 일단 공중에 떠있는 혀를 처리하는 방법의
하나가 되겠지요. 그런데 단어 중간에 ‘L’이 있는 경우엔 이런 방법은 여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그냥 혀가 천장에 붙어서 여지없이 리을 발음이 나와버릴
겁니다.

이건 3년 살았지만 저도 신경안쓰면 나오는 버릇입니다. 왜냐면 아무리 혀가 뿌리에
붙어 있어도 마음이 성급하니까 혀가 그리는 곡선이 성급하게 올라가서 리을 발음이
생겨 버리니까요. 결국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것처럼 “옆에서 누군가가 툭 쳤을때
한번에 한문장을 주욱 발음대로 말할 수 있을 만큼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본능처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한국어를 할 때와 구분이 될 만큼 신경을 써서
얘기해야 한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이건 최근에 사운드 오브 뮤직이란 영화를 보다가 들어낸 차이점인데요.
바로 ‘R’사운드입니다. AAT라는 책에서 긴장음으로 자음이 아니라 반모음에 해당된
다고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도대체 긴장을 시킨 다는게 무엇인가 바로 안
떠올랐지요. 그러다가 최근에 읽은 음악에 관한 뇌라는 책을 보면 현이 조율되어
충분히 팽팽하거나 늘어져 있으면 흔들리는 소리가 제대로 난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그런데 영화속에서 여주인공이 도레미 송을 부르는데 ‘a deer, female dear’라는 부분이
딱 감지가 되더군요. ‘R’소리가 울리는 거에요. 혀가 조금 굴려지는 소리있잖아요.

그러니까 발음책을 보면 혀를 목구멍까지 밀어붙어셔 딱 멈추어져 있는 소리로
그림은 그려져있지만 두번째에서 본 ‘L’이나 세번째에서 본 ‘R’은 전부 고정된 혀가
되는 소리가 아니라 혀가 움직이면서 그 괘적이 내는 소리, 그러니까 움직임이 내는
소리지, 딱 혀를 그림처럼 멈춰놓고 있으면 소리가 나는게 아니란 것이 느껴지더
라구요. 그러니 독학으로 사전의 발음기호 설명만으로 해결이 안되는 것이지요.

바이올린이나 첼로를 공부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악기를 연주하시는
분들은 정확한 음정이 아니라, 12개의 음정사이에 존재하는 불규칙한 소리들을
내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고 하는군요 (이것이 음악에 관한 당신의 뇌이다
라는 책에서 인용). 활을 현에 그을때 그 움직임이 내는 소리가 한 음정을 구성
하는 것처럼, 그리고 활이 이동할 때 내는 음정이 아닌 불규칙한 소리처럼, 바로
영어의 특정 발음들이 바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R’ 발음을 할 때, 이러한 굴림이나 떨림, 동굴에서
들리는 울림같은 것이 들리지 않는다면 미국 사람들이 절대로 ‘R’발음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국 사람들은 리을이라는 한글
발음을 모르니까요. 소리는 정해져 있는게 아니고, 사람들의 문화적, 심리적
경향에 따라서 자기가 듣고자 하는 소리로 들릴 뿐,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귀엔 전혀 다르게 들릴 수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색깔을 잘 구분하는 사람에겐 빨강과 녹색이 구분이 되지만, 이를
구분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겐 아무리 봐도 같은 색깔인 것입니다. 참고로 가시
광선의’빨주노초 파남보’의 경우 양 쪽에 있는 ‘빨강과 보라’가 비슷한 계열을
가지는데 그것은 파장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즉 소리의 ‘도레미파솔라시’
처럼 ‘시와 도가 가까운 파장패턴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음악에 관한
당신의 뇌이다에서 인용).

아무리 글자로 설명을 해도 그보단, 직접 그 소리를 듣고 따라하면서 배우는게 제일
좋을 수 밖에 없는 거죠. 원어민의 소리이거나 선생님처럼 발음이 정확하신 분의
소리를 듣거나, 아니면 시청각 교재의 도움을 받거나 해서요.

음정을 잘 못듣는 음치라면 듣기 괴로운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것처럼, 스트레스를
아예 듣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음치라고 솔을 솔로 부르지 않고 레나
미로 부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냥 소리를 듣는 훈련이 안되어
있으니까 그렇죠. 그래서 발음의 스트레스 개념도 크게(라우드) 말하라라고
알고, 노래의 음정도 ‘미’음을 크게(라우드)하면 솔음이 되는 줄 알고 듣기에
괴로운 노래를 부르는 거고, 상대방에게 들리지 않는 발음을 하는 거죠.

[영어를 위해선 음악교육이 중요하다?]

이렇게 보면, 예체능 교육은 수능시험 등 대입과 무관하니 폐지해야 하고,
그 시간에 영어수학 과학탐구, 사회탐구 공부나 더 시켜라라고 하는 과학고,
외국어고 등의 특목고 커리큘럼이 참 웃기는 거지요. 발음이 나빠서 토플 iBT
평균이 확 떨어지는 한국보다, 더 나쁜 발음을 가진 일본은 수업시간을 늘리
면서 주요과목은 공부량을 늘리고 예체능은 줄이겠다고 합니다.

소위 유도리(융통성이란 일본어 같은데??)  교육이란 것을 바꿔서 학습능력
을 키우기 위해 수업량을 늘리자고 했답니다. 발음나쁜 일본이 음악교육
시간도 줄이겠다면 앞으로의 미래가 참 볼만할 것 같습니다. 일본 문부성
장관은 아예 ‘아름다운 일본어를 더 잘 써야지 영어교육은 나중에 해도
된다’는 취지로 얘길 했답니다.

더 가관인 것인 이 글을 쓴 기자가 한국도 수월성 교육을 버리고, 학습능력을
늘리기 위해서 수업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기획성 기사를 쓴 것입니다. 사실
한국의 현재 수업시간은 과거 일본이 가장 많은 수업시간을 가지고 있을
때보다도 더많은데, 일본이 9년전보다 수업량을 늘렸다고 우리도 줄이면
안되고 오히려 늘려야 한답니다. 그것도 예체능 무시하고 주요과목으로만요.

[놀이도 좋지만, 네가지 언어능력을 골고루 발달시켜야한다]

일본 고교 영어교사인 급우의 말을 빌면, 영어를 초등학교 때부터 시키면
일본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잃기 쉽다고 초등학교에선 영어를 가르치지도
않았답니다. 그런데 이제서야 초등교 고학년에게 수업을 시작한답니다.
그리고 일본의 중학교에선 노래부르고 게임만 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한
답니다. 우리의 초등영어가 이것 배워왔지요.

그리고 엉터리 영어로 아이들이 ‘나는 애플입니다.’ 그러면 선생님은 고쳐
주지는 않고 와우, ‘우리는 애플입니다’ 그러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만
한답니다. 우리나라의 영어캠프에서 그냥 영어를 하는 것이 좋다고 엉터리
영어를 해도 고쳐주지 않는 원어민들의 일이나 똑같습니다. 사람은 절대
애플이 될 수 없습니다. 문학적 표현? 한글이나 일본어에선 가능하지만
그렇게 얘기하면 아이들이 영어를 엉터리로 배우게 됩니다. 큰일 날 일이지요.

무조건 영어에 대한 자신감 불어넣어 주면 좋다고 엉터리라도 자꾸 말하게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콩글리쉬 쓰는 학생들 진작 유학와서는 망신
당하게 할 일 있습니까? 정확한 표현의 영문을 많이 읽고, 많이 들어야,
학생들이 정확히 쓰고, 정확히 말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중학교 영어교육, 우리의 초등교 영어교육처럼 노래나 하고 게임이나
하고 있으면 말문이 트이고 듣기가 수월해지는 임계점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엉터리 교육이란 것입니다. 수업을 들을
때는 즐겁고 재미있는데, 마치 희극을 보고 잊어버리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영어교육엔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노래부르기나 게임 같은 것은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위한 활동의
한가지 종류일 뿐, 그것 이외에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라는 네가지 능력을 모두
차근차근 향상시켜 줘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결국 자기 머리속에 기억되어 있는 것에서 일부를 끄집어
내어서 글을 쓰고,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억속에 있는 것이 바로
적용이 되기 위해선 일정한 분량 이상, 그러니까 어려운 말로는 임계점
(어떤 물질이 폭발하기 직전의 수치 같은 의미인것 같습니다) 을 넘겨 줄만큼
많은 영어를 듣고, 따라서 말하고, 읽고, 따라서 쓰고 하는 연습을 해 줘야만
정작 새로운 상황에서 콩글리쉬가 아닌 영어가 나오는 것입니다.

한영사전을 찾아서 써야 하는 단어라면 글쓰기에서 쓰지 않는 것이 글쓰는
실력을 늘이는 방법입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단어 범위에서 써야만 좋은
글이 나오죠. 그럴려면 독서를 많이해서 좋은 문장을 많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독서하면서 어휘를 자연스럽게 늘리는 것이죠.

대부분의 설명문 형태인 에세이나 글들은 어려운 어휘에 대해 정의를 해
주거나 예를 들어 설명을 해 주기 때문에 본문에서 대게 의미를 알아서 이해
하고 자꾸 읽다보면 책 읽기가 끝날 때 쯤엔 웬만한 단어들은 거의 자동으로
외워지게 됩니다. 어릴때 부터 평생 영어권에서 살지 않는 이상 독서량이
절대 부족하니까, 외국어로서 영어를 접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결국 독서
노트를 활용하면서 해야만 되겠지요.

[시험대비용 속전속결 영어공부가 문제다 _ 독서 없는 어휘 암기 문제많다]

그런데 독서로 어휘를 늘리는 방법은 싫고 우선 시험점수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단어만 나열되어 있는 어휘집가지고 공부를 하고, 일단 토플
이든 GRE든 점수만 받고나면 다 잊어 버립니다. 결국 그 점수 가지고 유학
가서 공부할 때는 남아있는 어휘는 극히 부족하죠. 수업은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저처럼 밤새워서 사전찾고, 시험전에 다시 재복습해야죠. 수업을 받아
적지 못하니 노트도 빌려야하구요. 다행이 책을 벗어나서 시험이 나오진
않으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은 잘 받는 것이 통상 공부잘하는 유학생
이죠 (전 성적 별로. 훗). 문제는 아시아 학생들이 전부 말로 토론해야 점수가
나오는 세미나 수업 같은 건 아예 피한다는 겁니다.

[한국 아니 아시아 유학생들은 렉쳐 수업만 듣는다?]

학교의 유학생 지원 부서도 유학생들이 토론과 발표수업은 듣지 못하게
합니다. 교수들이 심하게 불평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정작 유학은 했는데
공부는 한국식으로 책보고 하고, 미국 학생들이 참여하는 세미나 수업같은
말로 토론하고 발표하는 수업은 경험하지 못하는 거죠.

유학생들이 주로 렉쳐수업만 듣는 현상은 하버드 같은 명문 로스쿨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명문 대학들은 학생들의 동료간의 압박도 대단
하죠. 아시아권 학생들이 나쁜 발음으로 질문을 하면 시간을 빼앗긴다고
불평불만을 늘어 놓습니다. 비싼 학비 대출해서 다니는데, 빨리 좋은
로펌 취직해서 갚아야 한다면서, 왜 비싼 수업료 낭비하게 아사아 학생들
발표시키느냐는 거죠.

심한 경우 교수까지도 아시아 학생들이 손들고 질문하면, ‘아 그래’ 하면서
그냥 넘어가 버리거나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질문 답변
머뭇거리거나 잘못하면 화내면서 시간낭비 그만하라고 하는 교수도 있습
니다. 따라서 아시아권 학생들의 대부분은 의욕을 잃어서 질문도 거의
안하게 되는 거죠. 물론 외국 유학생들을 많이 받아들이는 학교들은
배려를 해 주니까 괜찮지만요.

물론 차별때문이라기 보단, 실제 법정에서 판사 앞에서 진행되는 재판의
경우 한국의 법정처럼 친절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훈련을 시키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항소심(한국의 고등법원)부턴 변호사가 발언하는
중간중간에 무섭게 치고 들어옵니다. 수업시간에 미리 훈련이 안 되어
있으면 법정에서 울거나 얼굴이 불그락 푸르락 하면서 고객의 이익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처럼 법정이 변호사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
아니니까요

유학생들도 전공에 따라서, 수학을 잘하는 우리나라나 아시아의 유학생
들은 좋은 평가를 받지요. 그렇지만 말로 먹고 살아야 하는 법과대학원
로스쿨이나, 심리학 상담전문가과정, 그리고 어문분야라면 좋은 평가를
받기가 쉽지가 않겠지요. 물론 렉쳐만 선택하면 좋은 학점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엔 전공의 진짜 재미를 느끼게 하는 토론식 세미나 수업은 못듣고
졸업하기가 쉽겠죠.

미국에서 유학을 했음에도 통역을 써야만 학회 발표가 가능한 영문학
평론가 교수님의 모습이 참 안쓰럽잖아요. 그런데 저도 비슷하겠지만,
미국에서 고교이하 정규과정을 3년이상 다니지 않았다면, 말하기와
영어논문 작성하기는 참 극복하기가 어려운 과제인 것 같아요.

참고로 예습분량이 평균 시간당 20-40페이지의 진도니까, 14학점 정도면
4-500페이지를 일주일에 공부하게 됩니다. 문학의 경우엔 더 많고, 자연계
유학생이라면 이보단 적겠지요. 한국에서 충분히 독서가 되어 있어서
읽기 속도가 나지 않으면 새벽까지 공부하게 되는 것이죠. 미국 학생들은
밤 10시면 끝날 공부를 말이죠. 솔직히 유학생활이 공부가 어려운게 아니라
이런 예습분량 따라가기가 힘들어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결어]

요즘은 생각이 많다보니, 얘기가 발음으로 시작했다가, 영어교육으로
갔다가, 결국 영어공부 안해서 유학생활 힘들어 했다는 얘기로 끝나네요.
제가 좀더 어릴때 선생님을 알았으면 독서량을 좀 늘리고, 한권이라도
원서를 보고 그랬을 텐데 말이에요. 학교 수업량 대폭 줄이고, 아이들이
아무거나 자기들이 읽고 싶어하는 책 많이 읽고, 영어동화도 많이 읽고
놀게 해 좋으면 참 좋겠다 싶습니다. 그럼, 그 독서량으로 늘어난 독서
속도로 대학생 때 진도 많이 나가면 되니까요. 하긴 교수님들이 수업
부담 늘어난다고 싫어하실지도 모르지만요 훗.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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