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결국 기초부터 학교에서 바로잡아야

안녕하세요!
요즈음은 교육중에서 특히 영어교육에 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옛날에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만들고, 동국정음을 펴 낼 때, 중국어의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여 중국과 달라진 한자어의 발음을
중국식으로 교정해 주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합니다.

[24개의 한글로 39개의 영어 발음기호와 수백개의 국제 발음기호를 표기할 순 없습니다.]

현재의 중국 한자가 약 5만여자가 되고, 발음이 같은 자를 제외하면 약 690여개의 발음이 있다고 합니다.
24개의 한글 자모를 사용해서 표기할 수 없는 발음이 더 많겠지요. 영어만 해도 알파벳은 26개이지만,
독일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스페인어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발음만 39개의 기호로 나뉘어 집니다. 당연히
우리의 14개의 자음과 10개의 모음만으로는 표기할 수 없는 것이겠구요.

같은 유럽권이라 해도, 북라틴 언어인 독일어나 그 영향을 받은 영어, 그리고 남라틴 언어인 스페인어나
이탈리아어, 그리고 또다른 프랑스어는 그 발음이 다를 수 밖에 없겠지요. 아시아와 유럽의 중간에 위치
한 터키의 경우에는 20세기 초반 건국하면서 전통글자를 버리고 알파벳을 채택하고, 고유의 발음대로
철자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여전히 영어발음을 배우는 것이 어렵기는 매 한가지 입니다.

왜냐하면 모국어의 발음이 입에 익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으면 당연히 본능적으로
모국어 발음을 하듯이 제2언어를 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각 나라의 문화가 다르듯이 일본
처럼 액센트가 없이 조용하게 얘기하거나(일본 남자나 우리나라의 서울에서 사용하는 표준어) 각 지방
의 사투리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더욱 외국어를 익히는 것이 힘이 들 것입니다.

게다가 고집스럽게 자기 것만을 사용하고 남을 따라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는 남성적이고 권위적인 문화,
보수적 문화아래에서는 더더욱 말투를 바꾸는 것은 힘이 들 것입니다. 바람풍이라고 들어도 고집스럽게
바담풍 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아랫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공부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거나,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 진보적인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언어를 배우는 것이 좀더 쉬울 것이구요.
남들이 다 바담풍해도 혼자서 바람풍 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뻔뻔스럽게 자기가 배운
발음대로 혹은 사전의 발음대로 언어를 구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엘리트주의, 귀족주의 적인 표준어가 아니라 평등한 대중적인 표준어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표준어가 서울의 중류가정에서 쓰이는 말이지만, 미국에서 표준어의 정의는 외국인의 말투
를 한번도 들어 본적이 없는 중서부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라는 것만 봐도 권위주의
적인 한국의 문화와 평등주의의 미국의 문화가 얼마나 다른 지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고객이 왕이다”라는 식당의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은 대접받기 위한 평등주의, 권리추구형 평등
이라서 실제로는 권위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웨이터나 고객이나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부른다던지, 큰 소리로 웨이터를 부르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한글발음 표시로 시작한 영어발음 교육이 문제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영어발음을 한글씩으로 하는 것은 제가 영어를 배우기 전에 읽었던 소위 “빨간”기본영어
처럼, 일본식 영어교재의 편성을 따라가면서 한글로 영어발음 기호를 풀어놓은 책의 영향이 가장 클 것
입니다. 알파벳이나 영어발음은 기초적인 것이라 학교에서는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었으니까요.
발음문제가 나온다 해도 같은 발음이 아닌 것은이라고 하면서 사전의 발음기호를 묻는 것이지, 실제로
아이들이 발음을 해보고 구분해서 답을 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는 아니었으니까요.

물론 지금도 아이들이 학습지나 선행학습을 통해서 배우는 영어의 발음은 소리로 발음기호를 익히기
보다는 한글식으로 발음 기호를 익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어떤 발음은 한글의 피읍과 히읗의 중간
발음이라고 하는 엉터리 설명과 같은 방식으로 책을 통해 가르쳐 준다는 것입니다.

[지루하고 포기하기 쉬운 무조건 적인 받아쓰기보단 천천히 기초를 다지는 공부가 좋습니다.]

토플 공부를 하는 성인 어학원을 가더라도 통상은 토익이나 토플 듣기문제의 받아쓰기를 하도록 하는
1970년대식 행동주의이론에 의한 언어 학습방법에 의존하게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행동주의 이론이란
1960년대 발전된 심리학의 이론으로써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함으로써 학습을 하도록 하는 것 등으로
생각하시면 크게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이 경우에 학생들이 쉽게 지루해 하고 공부를 포기해
버리는 단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1980년대 90년대 심리학의 발전에 따라서 최근에는 인지행동주의 이론이라고 해서, 각 개인이 가진
약점을 선생님이 파악해서, 각자 단계에 맞는 학습방법을 행동주의 치료법으로 강의하면서, 적정한 수준
의 어려운 문제, 즉 학생의 실력보다 조금 어려운 문제를 제시해서 실패를 통해 학습동기를 고취하면서,
격려를 통해 스스로 실패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학생들이 스스로 오기를 내서 열심히 공부하게 하는 방법은 발견되지 못했습니다. 그냥
실패로 포기해 버리는 학생들이 다수이고,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소수의 학생은 오기로 더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되어 성공하고 있는 정도의 결과만 있을 뿐입니다.

[남학생과 여학생 각각에 적합한 학습방법이 다르다고 합니다.]

물론 다수의 여학생에 적합한 학습방법과 미래에 대한 의욕고취방법은 연구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부모
들이 딸들을 회사에 데려가서 간호사, 선생님 등의 전통적인 직업이 아닌 일반직업도 충분히 보람된
것이란 것을 보여주는 것이 한 예입니다.)  그렇지만, 충동성과 공격성을 조절할 줄 모르는 남자아이들의
경우에는 아직 적합한 학습방법이 연구되어 있지 못합니다. 여학생이 비해 사춘기를 6-7세의 어린나이게
겪게되기 때문에, 한국에선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의심이라고 해서 과장된 진단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에 매로 다스리고, 권위주의적인 선생님이 무섭게 다룸으로써 잠재되던 남학생들이, 민주화된 학교
분위기하에서 본래의 본능대로 행동하고, 여자 선생님들이 잘 이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남학
생들의 방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까지는 남학생들로만 이로어진 반을 만들어 줌으로써 또래 남자들
에게서 행동모델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주거나 남자 선생님 혹은 가정적인 아버지, 아니면 최소한 남자
과외 선생님이라도 있어서 남성 특유의 충동성과 공격성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방법이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심리학, 뇌과학, 언어학, 그리고 교육학 등이 발전해 감으로써 점점 더 효율적인 학습방법이 연구되어
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과거의 방법이 좋다거나, 일본식 주입교육이 최고라거나, 심하게 야단쳐서
라도 바르게 자라게 해야 한다거나, 아니면 도덕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거나 하는 주장이 얼마나 비과학
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주장인지 두번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언어기능은 좌뇌가 담당하고, 그림 등의 신호는 우뇌가 담당한다고 알고 있었습
니다. 발작을 일으키는 질환인 간질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특정 뇌부위를 잘라냈을 때를 연구한
결과 입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남성의 경우에는 오른손 잡이의 대부분이 좌뇌에서
언어기능을, 그리고 왼손잡이의 50%정도가 좌뇌에서 언어기능을 담당하고 나머지는 우뇌에서 언어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여성의 경우에는 좌우뇌 모두에서 언어기능을 담당하고 있고, 뇌의 일부가 손상을 입으면 뇌의
다른 부위가 그 역할을 대신 맡는다고 하는 등 과거의 상식의 대부분이 잘못된 것임이 계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결국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를 가르칠 수 있는 학습방법이란 존재하지 않고, 각자 특유한 학습방법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개개인에 따른 차별적인 학습방법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결국
학교에서의 성적평가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될 텐데, 수준별 학습을 하게 되면 내신성적을 각자 수준
에서 얼마나 향상되었느냐로 평가를 해야 할 것입니다. 상급반에서도 실력 향상이 없으면 가를 받아
야 하고, 하급반이라 해도 실력향상이 있다면 수를 받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소위 다중지능이론에서 말하는 사람이 가진 다양한 지능(음악, 미술, 체육, 내면을 읽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 등등)이란 평균보다 높은 지능은 강화해주고, 평균보다 낮은 지능은 보통 수준에
가깝게 보완해 주기 위한 학습방법이란 점에서 절대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은 사람에 대한 잘못된
평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100미터를 20초에 뛰다가 19초에 뛰는 사람이, 12초에 뛰면서
향상이 없는 사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맞겠지요.

[영어를 발음하지 못해도, 잘 듣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기초부터 다지는 것 이외에 어떤 것도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영어를 잘 듣지 못하는 것은 몇가지의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우선 39개에 달하는 개별
영어 발음을 잘 알고 있지 못해서 특정 발음을 구분할 수 없는 경우입니다. 두번째로, 개별 발음은 잘
들을 수 있는데, 문장에서 연결되어 발음이 될 경우의 변화를 잘 모르는 경우입니다. 자음접변이나
동음이화현상 등 한글에서도 나타나는 변화와 비슷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국민”이라고 쓰지만
발음은 “궁민”이라고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세번째로, 단어별로는 잘 들리는데, 들어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경우입니다. 네번째로, 짧은 글은 잘 듣는데, 강의처럼 긴 영어는 잘 듣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마지막으로, 보통 속도로 말하는 영어는 잘 들리는데, 10대나 드라마에서 여성 배우가 말하는 것, 혹은
스포츠 뉴스에서 빨리 말하는 것을 못 드는 경우입니다.

첫째, 39개의 영어발음을 구분하지 못하고 특정 발음을 잘 못듣는 경우에는 원어민이 천천히 읽어주는
신문이나 잡지(한국인이 쓴 영어보단 미국인이나 영국인이 쓴 것이 좋음)의 기사를 받아쓰기 한 다음
어떤 발음을 못 듣는지 찾아내야 합니다. 해당 발음 기호를 정확히 발음하는 방법을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비디오 영상 등을 찾아서 입이나 혀, 입술 모양 등을 정확히 익혀야 합니다. 물론 짜증내지 않고
1년 반정도 미국 뉴스 받아쓰기를 할 수 있다면 영어발음을 할 줄 몰라도 듣기는 쉽게 할 수 있겠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보름도 안되어 포기할 것이니까 천천히 발음연습부터 기초를 다지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로, 개별 발음기호는 문제가 없지만, 문장으로 연결될 경우 변화되는 발음을 잘 못듣는 경우입니
다. 이 경우에도 원어민의 발음을 받아쓰기를 통해 자신이 듣지 못하는 연음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이
발음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로, 개별 단어는 들리는데, 두세개의 단어가 모이면 잘 이해를 못하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는 독일
어에 기원을 두고 있는 영어의 역사상 관용어로 사용되어, 즉 쉬운 단어가 몇개 모여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경우로 속담이나, 숙어, 관용구, 혹은 문화적인 유행어 등을 몰라서 독해가 안되는 경우입
니다. 관용어구나 속담 등을 익혀서 독해력을 높여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all of a sudden”이라는 것은, “suddenly”(갑자기)라는 뜻임을 알아두어야만 이 문구가 들리게
됩니다. 이런 관용어는 토플에서 테스트 되지 않기 때문에 토플 성적이 좋은 유럽권 사람도 잘 이해를
못하고, 미국 영화를 자막없이 볼 수 없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넷째로, 1-2분 분량의 글은 잘 들리는데, 5-6분 이상 혹은 한시간 정도의 강의는 잘 들리지 않는 경우입
니다. 이 경우에는 듣기실력에 비해서 독서량이 부족해서 독서속도가 느려서, 독해가 잘 안되는 경우
입니다. 통상 토플 CBT의 독해문제를 다 풀고도 시간이 조금 남는 경우라 해도 분당 150자 내외의 단어
를 읽을 수 있는 경우입니다.

보통 고등학교 졸업 학력의 미국인이 분당 250자, 대학 신입생은 분당 300자 정도를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학원 특히 인문대학원생이라면 분당 4-500자 정도를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통상 한국의
유학생은 영어 원서 독서량이 적기 때문에 새벽까지 공부하지 않으면 미국 학생들의 독서속도를
따라가지 못합니다.

또한 미국 학생들은 쉽게 교과서의 구성을 알아내고, 중요한 문장이 어디에 있는지, 전체 개요는
어떻게 잡히는지 알고 있어서 효율적인 독서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원서 독서량이 떨어지고,
모든 것을 무조건 외워버리는 방식의 주입식 교육을 받고, 모든 문장이 다 중요한 한글의 교과서
작성법에 의존하는 한국 학생들은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독서
속도가 더욱 떨어지므로 긴 강의 등이 들리지 않습니다.

물론 노트 방법 등에 있어서도 기호나 그림 등을 사용하거나 복습이 용이하도록 체계를 잡는 노트를
하는 미국 학생들과는 달리, 시험에 나올 것, 중요한 것이라면서 필기해야 할 모든 것을 칠판에 적어
주는 한국식 방식에 익숙한 유학생들은 강의노트가 안되기 때문에 토플iBT등에서 메모를 할 수 있도
록 해 주어도 여전히 독해속도가 듣기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보통 속도로 말하는 영어는 잘 듣는데, 10대나 여성들의 보통 말하기 속도인 소프 오페라
(시트콤이 아닌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멜로 드라마), 혹은 스포츠 뉴스의 빠른 말하기는 듣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나이가 들어서 어린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극복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나이가 어려지지 않는 한 모든 단어를 다 들을 수는 없습니다. 물론 두세개 단어
이상을 한꺼번에 읽거나 하나의 의미로 들을 수 있다면 몇초 단위로 계속 한글로 바뀌어 놓으면 뇌가
이해를 할 수는 있겠습니다. 미국인이라고 해도 이렇게 빨리 말하는 것은 나이가 들면 다 들을 수가
없습니다. 30-40대가 되면 기억력이 어느정도 떨어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 테니까요.

[극단적인 영어무용론, 혹은 모든 교육의 영어화는 학생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합니다.]

최근의 영어에 관한 글을 보면 대부분이 다소 한면만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영어교육이
아예 필요없다는 주장에서부터,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 등이 모두 그렇습니다.
일본이 영어를 도입한지 100년이 지났고, 한국이 한국전 이후 벌써 50년이 지났고, 그리고 영어를 공용
어로 쓰는 아시아 국가들이 있지만 여전히 아시아인의 영어실력은 최하위권입니다.

영어 공용어를 쓰는 나라의 사람들이 실제 본국을 떠나면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는 영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차피 영어가 안들리니까 공용어로 하던 말든 그 사람들의 영어가 제대로 하는 것인지
모르니까 잘한다고, 유창하다고 생각하는 것 뿐입니다. 영어의 기원인 독일어에서 파생된 쉬운단어로
구성된 관용어가 아니라, 프랑스의 영국 침략에 따른 라틴어 계열의 영어가 생겨나 어려운 단어만을
고급 영어라고 알고 있고, 어려운 단어를 쓰고 문장을 길게 쓰면(프랑스식 귀족문화, 엘리트주의) 유창
한 영어라고 잘못 알고 있을 뿐입니다.

참고로 프랑스나 스페인, 그리고 남미에서는 한문장으로 몇페이지가 이르도록 길게 글을 쓰면 글을
잘 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검찰에서 한문장으로 공소장을 길게 길게 쓰는 것도 이런
영향을 받은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해가 쉽도록 하려면 당연히 문장을 짧게 하고, “그리고, 그러나”
등의 접속사를 많이 써서 독자를 배려해 주는 것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유창하게 말한다에서 쓰이는 부사는 “fluently”인데, 이것은 끊김없이 물이 흐르듯이 액센트 없이
자연스러운 왈츠리듬으로 영어를 말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글발음으로 아무리 고급단어를 구사해
봤자 유창한 영어가 아닌 것입니다. 어차피 영어가 안들리면 그냥 아무런 외국어나 다 유창하게 들리
겠지만 말입니다.

[발음기호도 읽지 못하면서 미국 대학생보다 많은 어휘를 외워야 하는 중학생이 불쌍합니다.]

39개에 불과한 영어 발음기호를 정확하게 익히는 것은 어렵다고 포기하면서, 대학을 졸업한 교육
받은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2500여자 정도의 어휘보다도 훨씬 많은 3500단어를 중학교 단계에서 암기
하도록 만드는 한국의 공교육이 얼마나 엉터리입니까? 교과서를 읽고, 신문과 잡지, 그리고 뉴스를
읽거나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영어를 익히면 되는데, 모든 학생이 영문학 교수가 되어 평론을 할 것도
아닌데, 왜 미국 학생들도 필수로 배우지 않는 문학작품 위주로 그것도 미국인에게도 어려운 어휘로
교과서를 만드는 것입니까? 물론 영문학과 영어교육학도 구분하지 못하는 탓이겠지만요.

세계에서 영어를 제일 못하는 일본 문법책과 교과서를 베끼고, 일본 학교의 영어교육을 베껴오는데
어떻게 영어교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겠습니까? 모국에서만 통하고 외국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나라를 베끼겠다는 것은 더욱 말이 안되는 주장입니다. 영어교육이 도입
된지 100년이 넘은 일본과, 50년이 넘은 한국에서 영어가 향상되지 않고 있다면 더이상 한국 교수에게
영어교육 연구를 시키면 안되지 않겠습니까?

간단하게 미국에서 제2언어로 영어를 가르치는 연구경력이 있는 전문가나, 그렇게 유럽식 귀족문화
가 그립다면 영국의 언어교육학 전문가에게 용역을 줘서 영어교과서나 영어 교육예를 만들면 될 것
입니다. 연구용역이 더 이상 공무원들이 친한 사람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주는 정부 예산의 낭비가
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아무쪼록 새해에도 모두 건강 조심하시고, 더욱 학습에 정진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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