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학생은 없고, 나쁜 선생님만 있다라고들 하지요. 시험제도의 과학화가 필요합니다.

나쁜 학생은 없고, 나쁜 선생님만 있다라고들 하잖아요. 학교의 주체가 재단이니 선생님이니 하니 망가져도 보통 엉터리인게 아니지요. 당연히 학교의 주체는 학생입니다. 학교의 목적이 무엇이냐? 라고 질문해 보면 주체가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인 것을 쉽게 알수 있지요. 학생이 지금 행복할 수 있는 교육,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다양한 진로의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주며, 아이들의 “왜”, “저것은 무엇일까, 왜일까요”라는 질문에 끊임없이 답해주고 다음 질문을 이끌갈 수 있는 학교가 되어야지요. 현장체험학습과 소방수 등 사회의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학교에와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할 수 있게 하는 것 참 좋지요.

어려운 문제를 풀어서 생길 수 있는 즐거움은 성취감보다는 이해를 통해 뭔가를 깨치는 느낌을 것입니다. 단지 칭찬이나 공표 하나를 더 받기위해 이유도 모른채 암기를 통해 해결할 때에는 절대로 생기지 않지요. 문제 하나 틀렸다고 발바닥 한대씩 맞아가며 공부한 저로서는 틀림에 대한 공포가 컸지요. 그런데 미국식 수업을 경험하고 많이 느꼈던 것은 “틀리다 않고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지요. “이번엔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알게 되어서 참 고맙다.” 이렇게 생각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뭔가 틀리면 엄청난 잘못을 한 것 같은 생각이 드니,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서 비판을 못견뎌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누군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면 마치 자신의 모든 존재감에 대한 정면도전인양 생각하고 목숨걸고 비난하며 대응하는게 우리의 학계 세미나 풍토이니까요. 전세계에 드물 정도로 다양한 학설이 존재하고, 학술적 지식은 없는, 오로지 지도교수의 학맥이용만 남은 학파아닌 학파가 득세하는 세상이기도 하구요.

시험을 치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어느 교육학 책에도 서열을 세우기 위해서라고는 쓰여져 있지 않지요? 당연히 아이들이 선생님이 가르친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느 부분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아이들에게 그 부분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원래 시험이잖아요. 그러니 하다못해 수업준비 질문과 대답도 미국은 반드시 학생이 책을 그대로 읽지 못하게 하고, 그 내용을 학생이 이해한 자기만의 언어로 말하게(paraphrase)하지요. 그래야 정말 학생이 이해한 것인지, 단지 암기만 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학교시험은 두 말할 것도 없고, 각종 고시는 어떤가요? 교과서나 판례의 내용을 토씨하나 안틀리고 그대로 베끼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지요. 그런 사람들이 성적이 좋다고 하면서 엘리트 법조인, 관료가 되지요. 도무지 암기전문가를 뽑은 것인지, 정말 자기의 언어로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전문가를 뽑았는지 검증할 길이 없지요. 정치적 독립을 이유로 모두 일정단계까진 승진을 하고, 근무지를 배치받게 되니까요. 한때는 고시에 합격한 년도, 고시에 합격한 시험성적순으로 식사자리 배치가 이루어지기도 했지요. 아직까지 행사자리 배치를 이렇게 하는 조직이 법조계입니다.

미국은 시험에 출제하는 문제의 유형이 과학적으로 분석이 되고, 도대체 어떤 능력을 묻는 것인지 분명한 과학적 입증이 이루어져 있지요. 그러니 2-3년전 시험 성적으로 대학, 대학원 입학이 가능하지요. 매년 일정한 난이도로 시험이 이루어지니까요.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이렇게 했다가는 불공정하다고 난리가 나겠지요? 2012년 시험과 2013년 시험을 같이 평가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과학적인 난이도 측정이나 입증없이 출제가 되기 때문이지요. 미국의 문제를 베낀 일본식 오역을 다시 오역을 거쳐 베끼다 보니 도대체 문제의 유형이나 도대체 왜 이걸 묻는지를 출제자도 모르거든요.

미국은 시험의 변별력을 어려운 문제나 어려운 어휘로 내려고 하지 않지요. 수학은 공학을 계산기를 들고 들어가니, 우리처럼 공식을 많이 외운 사람이나, 계산시에 실수를 안 하는 사람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일도 없구요. 언어는 독서량이 많은 학생이 유리하도록 설계하지요. 즉 1분당 70%이해 수준에서 누구가 더 많이 읽을 수 있느냐를 평가하지요. 미국 지문이 긴 이유이지요.

게다가 독서량이 많은 아이 기준으로 해도 시험시간안에 모두 풀수없도록 설계합니다. 학생들이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합리적으로 구별하고, 논리적으로 쉬운 문제부터 풀이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하구요. 대학원시험인 GRE, LSAT, MCT등은 이렇고, 대학 입학시험을 SAT는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의 순서로 배치해 듭니다. 고등학생은 아직까지 합리적 사고를 하기에는 부족한 점을 고려한 것이지요.

미국이 언어와 수학만을 시험치는 이유는 난독증에 가까운 우뇌형, 공학적성의 아이들이 언어에서 볼수 있는 손해를 수학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때문이지요. 언어의 지문도 대학과정에서공부하게 되는 교과서의 설명문이나 논설문만 나오므로, 문학적 해석을 묻는 우리 언어시험처럼 굳이 교과서에서 배운 것을 출제할 필요도 없지요. 문학적 해석은 다양한 결론이 가능하고, 주류나 다수와 다른 특이한 해석을 하는 아이들도 있으니, 학교나 학원에서 가르쳐줘 암기한 해석을 해야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거든요. 공교육이 사교육을 이기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다양한 정답중 다수의 해석만을 정답으로 하는 문학시험의 객관식화탓이지요.

주지하다시피 대학이후의 교육은 모두 어떻게 대학교재인 설명문, 논설문을 잘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문학작품을 낼 이유가 없지요. 그럼 우린 왜 문학지문을 언어시험에 출제하는 것일까요? 이유를 모르면 그냥 일본을 보면 “아 그렇구나” 할 때가 많습니다. 하다못해 “빨리빨리”란 것도 일본어의 “하야쿠하야쿠”를 번역한 것이란 것을 깨닫게 되면 더욱 그렇습니다. 일본이 언어시험이 문학지문을 위주로 하지요. 일본 것이기만 하면 나쁜 것인가, 동양의 특이한 문화를 배워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정말 이게 일본이 개발한 언어시험일까요?

아마도 미국에서 고등학생들이 대학의 학점을 미리받을 수 있는 AP시험제도를 경험해보셨으면 쉽게 일본이 미국의 대학과정 영문학시험 유형을 그대로 베껴서 일본어 언어 시험으로 출제해왔던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입니다. 즉, 미국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실력이 되는 학생들은 대학의 교과과정을 배우고, 시험을 쳐서 미리 학점을 따둘수가 있는데, 이게 AP과목입니다.

즉, 일본의 문학교수들이 미국, 영국 등에 유학가서 문학을 배우면서 습득한 문학시험방식을 일본의 언어교수가 되면서 이유도 모른채 그냥 대입언어시험에 출제하고, 그것이 관행으로 굳어진 탓입니다. 우리나라는 이걸 다시 일본에서 베껴왔으니 이중의 왜곡이 이루어진 셈이지요. 제도를 베끼면서 그 출제목적이나 취지는 빠뜨리고 외형만 베껴오니 도무지 난이도 조정을 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우리가 배우는 국어의 문법이나 문학용어들은 전부 한글문학에서 나온 것일까요? 아님 동양 제일이라던 일본이 만들어낸 것일까요? 고전문학이나 어느 일본어 고서적에 문학을 학문적으로 분석해 놓은 것이 있던가요? 그냥 서양어문학의 문법용어를 일본이 엉터리 오역을 통해 한자어화 해 놓은 것에 불과하지요. 직유법(simile), 은유법(metaphor), 의인화, 의성어 등등 전부 서양어문학의 문법용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 뿐이지요.

더구나 우리나라의 일부에서는 20세기초반의 구조주의 문법을 그대로 받아서 언어순화운동을 하기도 합니다. 문법이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고전문학에 등장하기 않는 한글표현은 전부 순수한글이 아니고, 번역체라며 의미가 불분명한 일반적인 단어로 바꾸라고 하니 말이지요. 그런데 서양어문학에서는 노옴 촘스키 교수의 변형생성문법이론 등으로 발달해 언어는 신생, 성장, 소멸한다는 말이 그대로인게 된거지요. 대중적인 시민들이 쓰는 언어가 표준어가 되어야 하는데 고전문학의 한글을 고집하는게 과연 전통을 고수하는 것일까요? 게다가 일본이 수입한 외국의 과거 구 문법이론에 근거한 것을 우리의 전통이라구요?

제가 세운 가설에 의하면 우리 한글의 복모음의 단모음화 현상을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어의 사용습관에서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 도대체 언어순화운동을 하면서 일본어식이 표준어라고 그걸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문화는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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