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식 학습이 필요한 시험제도 탓에 기초실력 다지기식의 영어학습은 늘 뒷전이죠.

영어학습에 있어서 한글로 된 책 중에서 믿을 만한게 과연 있기나 할까요?

이 대답은 우리나라의 토플성적이 왜 아랍권을 제외한 상태에서 전 세계 꼴찌수준인지를 보면 간단히 내릴 수 있습니다. 더구나 토플평균성적이 꾸준히 오르다가 제도가 PBT, CBT, iBT로 바뀔때 마다 폭락을 거듭하고, 다시 중국, 한국, 일본의 순서대로 성적이 오르게 되는 것이지를 확인하면 우리나라 학습방법의 문제점이 더 분명해집니다. 요즘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학원들의 불법적인 기출문제 유출에 원인이 있습니다. 중국이 가장 먼저 기출문제를 유출시키기 때문에 중국부터 바뀐 토플유형에 따른 성적이 올라갑니다.
그럼, 왜 독일 등 유럽의 나라들이 토플성적이 좋을까요? 영어의 기원을 살펴보면 정답이 나옵니다. 인도유럽어족이라고 불리는 것에서 힌트를 얻으셨겠지만, 사실 아리안족의 산스크리스트어가 아리안족의 유럽침공으로 인해 고대 유럽어를 소멸시켰기 때문입니다.(알파벳 글자는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전해졌지만 언어자체는 소멸되었지요.) 산스크리스트어의 로마지방 방언이 바로 라틴어입니다. 라틴어는 다시 북부 라틴어와 남부 라틴어로 나뉘는데 독일어가 북부라틴어, 프랑스어가 남부라틴어에 해당합니다.
영어는 바로 독일어의 후손입니다. 독일, 네덜란드, 영국으로 이어지는 것이지요. 그래서 스코틀랜드 영어발음이 독일어와 비슷하지요. 그 다음, 영국은 프랑스의 노르망디 지역의 귀족에게 점령을 당합니다. 이때부터 귀족들은 프랑스어, 영국 평민들은 영어를 쓰게되고, 영어에 프랑스어가 전부 들어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소를 가리키는 프랑스어 beef와 영어 cow는 쓰는 사람들의 계층에 따라 귀족은 주로 먹으니까, 먹는 소를 비프라고 하게 되고, 평민은 소를 키우는 것이 주업이니 가축을 카우라고 하게 된 것이지요.
따라서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다면 독일사람들이 가장 토플성적이 높습니다. 그리고 남부 라틴어인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의 순서대로 영어를 못하는데, 이탈리아 사람들 영어실력이 우리나라, 일본과 비슷합니다.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법을 본토사람들보다 더 잘 알고, 읽기 실력이 뛰어나다고 잘못 알고 있습니다.
토플평균 성적이 독일이 가장 좋고, 이탈리아, 중국, 한국, 일본, 아랍의 순서로 나쁘다는 것과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법실력, 읽기실력이 미국 원어민보다 좋다는 것과는 어떻게 모순이 해소될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나라 보통 사람들의 영어실력중 가장 좋은 게 바로 문법이고, 읽기이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입니다. 전체적으로 못하지만, 그나마 문법과 독해실력이 좋다는 것을, 세계에서 문법과 독해는 우리나라가 최고라는 식으로 루머가 생긴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미국의 거지 바로 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게 진실입니다. 언어라는게 원래 그런 것이지요. 결국 언어의 역사속에서 고립어에 속하는 우리나라말을 쓰는 한계속에서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영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귀에는 인도사람들의 영어가 가장 듣기 어렵습니다. 인도에서 유래한 영어단어에 왜 h가 많이 들어가는지 아시겠습니까? Buddhist 등, 어느 단어에도 인도인 특유의 콧소리, 비음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이 희한하게도 인도출신 유학생의 말을 잘 알아듣습니다. 영어가 인도어에서 나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오랜 영국식민지로 지냈던 결과 유럽사람들과 인도사람들의 교류가 많았기 때문에 서로의 특유의 소리에 익숙해져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독일, 영국 등 유럽의 사람들과 오래 접촉해 왔던 민족일수록 영어권 사람들이 잘 듣는 것입니다. 마치 한국, 일본인이 서로 영어를 할 때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유랑 똑같습니다.
그래서 수백만명의 교포가 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교포들의 발음이 미국인에게 익숙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교포들의 발음을 따라한다면, 외국인들이 알아들을 수가 있겠습니까? 전혀 아닙니다. 언어란 소리의 미묘함에 따라 달라지는데, 우리가 교포들의 발음을 따라해 본들 100% 동일하지 않은 이상 외국인들의 귀에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되지요. 여기서 교포들이 쓴 영어교재가 우리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교포강사가 원어민처럼 될 수도 없는 것이구요. 제일 최악은 고등학교 수준의 문화경험을 지닌 학부유학생들입니다. 명문대를 나왔다고 해도 그들의 언어사고의 기초는 한글이고, 한글 문화경험은 우리나라 고등학생수준이니 강의를 하기엔 터무니 없이 부족하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미국의 테솔과정이나, 전문 영어출판사의 경우 전 세계인의 발음오류나 문법오류, 영어구사의 오류에 특성을 분석해서 그에 맞는 교재를 이미 다 출판하고 있지요. 예를 들어, 홍콩이나 중국인은 영어문장을 보면 진행형이 매우 많지요. 초기 영어교사들이 문법중 진행형을 잘못 가르친 탓이지요. 현재형으로 해야 하는 것을 진행형으로 쓰는 것이지요. 유럽인들은 글을 쓸때 장문을 쓰고, 한페이지가 한문장일때도 있지요. 왜냐하면 유럽은 전통적으로 한문장으로 글을 길게 쓰는 것을 명문이라고 하니까요.
즉, 각 나라 문화권의 시각에서 영어를 바라보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인들의 영어발음이 최악인 이유는, 미국과의 전쟁을 경험한 일본인들의 자존심이 외국인의 발음을 따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백년가야 발음이 나아질 수가 없는 것이구요. 제가 미국 유학시절에 환영파티에서 독일친구들을 만나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교양으로 독일어를 배울때 교수들이 했던 “독일어는 영어와 달리 우리나라 발음과 똑같아.”라는 엉터리 얘기의 폐해를 처절히 경험했지요. 전혀 발음이 다르더군요. 오히려 영어의 자음발음에 가깝지요. 독일어가 영어의 기원이니까요.
그럼, 도대체 영어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실 우리는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비법이 비법이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즉, 누구나 지름길만 찾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투자를 하지 않고, 그냥 지름길로 성적만 잘 받기를 바라니 아무도 기초실력을 쌓거나 흥미롭게 학습을 한다는 식의 접근은 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영어를 하려니 지름길 찾기는 당연한 것이겠지요. 우리가 토플, 토익 만점을 받고도 외국인과 제대로 깊이 있는 대화를 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은 교류를 위한 것이지 잘난체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상대방과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화가 안되는 것이지요. 평생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살이 찌는 이유랑 비슷한 것이지요.
공교육이나 사교육에서 영어교육이 절대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언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의 영어학습법과 관련된 학위논문들은 대부분 그냥 경험론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잘 하게 되었다는 식이지요. 전혀 외국의 과학적 연구결과를 참고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세상에서 영어를 아랍 다음으로 못하는 일본에 가서 영어학습법을 수입하는 교육부 관료들이 있으니 공교육은 더 엉터리입니다. 수능 영어문제나 텝스가 엉터리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과학적인 접근이 아니라 틀리기 쉬운 문제를 출제하여, 출제자의 의도 운운하며, 암기식 학습법이 통하기 좋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능의 듣기는 전혀 일반적인 외국인의 발음속도가 아닙니다. 지나치게 느리고, 발음이 너무 또렸해서 학습과정에서 학원이나 원어민의 도움이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영어,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워낙 많으니 지루함을 견디고,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학생들이 그냥 공부를 잘 하는 학생들이 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되면 영어에 대해서 두 가지 태도가 생깁니다. 그냥 수능영어 성적이나 잘 받고, 토플, 토익 성적은 학원에서 기출문제를 암기해서 좋은 성적받아 외국의 좋은 학교를 갔다오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태도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99.9%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하면 미국에 어학연수를 다녀오든, 토플, 토익 만점을 받든 평생 외국인과 깊이 있는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물론 손짓발짓으로라도 통한다는 식의 가벼운 관광객식의 대화는 가능하겠지요. 그런데 초등학교때부터 대학생 수준의 어려운 토플단어를 외우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전공공부 대신 토익에 더 학습시간을 보내고, 회사에서도 승진을 위해 토익만을 공부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흥미는 커녕 지루함의 연속일 뿐이면서 이 수준에 머무는 것이 좋겠습니까? 바뀌어야지요. 남에게 잘 보이는 위해 하는 영어는 이제 그만 해야지요.
두번째로 남에게 잘 보이지도 못하고, 수능 영어성적이나 토익, 토플에서 이익을 볼 수는 없지만, 좋은 외국인 친구와 깊이 있는 얘기를 할 수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 인터넷에서 외국 언론에 보도된 진실된 우리나라 얘기를 경험하고 싶다거나, 번역책이 마음에 들어 원서를 보고 싶을 때 한번 도전해 볼 수 있는 정도를 원하는 태도는 어떨까요? 일단, 수능이나 명문대 유학을 바라는 마음에선, 우리나라에서 좋은 학교, 좋은 직장을 바탕으로 좋은 결혼상대를 얻을 목적이거나 좋은 자리를 얻을 목적만 갖고 있다면 절대로 이렇게 접근하면 안되겠지요. 그런데 도대체 지루한 공부는 하지 못하겠고, 암기식으로 해도 성적이 좋지 않다면 굳이 기초실력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공부를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요? 재밌고, 삶에 유익해야 공부할 맛도 생기는게 아니겠습니까? 제가 관심을 가지는 영어학습도 바로 이 두번째처럼 기초실력을 차근차근 쌓아나가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첫째, 고교졸업률이 45%가 안되는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의 어휘수는 2000단어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2,000단어에는 am, are, is, was, were 이걸 각각 5개라고 계산합니다. 우리가 3-400단어만 있으면 외국어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할 때의 어휘수입니다. 둘째, 미국 대학생 수준에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어휘수는 위 2,000단어에 추가해 500여개가 안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2,500여개의 단어는 표제어, 즉 추가적인 설명이 없어도 알아야 하는 단어를 말합니다. 2,500여개가 넘는 단어는 반드시 예를 들어 설명하거나, 어휘의 뜻을 2,500여단어 수준으로 풀어서 지문에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문을 읽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속도단축을 위해 지문을 읽지 않고, 어휘의 뜻을 맞추기 위해 이걸 보캡20,000이런 식으로 암기력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가져갑니다.
미국 유학생들이 보는 시험은 토플을 제외하면 모두 미국 대학입학생이나 대학원 입학생이 보는 시험이고, 외국인에 대한 특혜도 없습니다(물론 외국인 입학생 정원을 별도로 운영하는 학교들에서는 특혜가 있기도 하겠습니다만). 그런데 영어 서적의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유학생들 입장에서는 지문의 독서속도가 미국 학생들에 비해 절대적으로 뒤쳐지지요. 그런데 이걸 독서량을 늘려서 해결하지 않고, 명문대에 가기 위해 어휘를 암기해서 해결하는 식으로 접근하고, 기출문제의 유출을 통해서 미리 문제은행속에 있는 문제에 나오는 단어를 암기해서 해결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지겹기만 한 암기의 연속으로 영어를 접하게 되고, 시험이 끝나면 사라지는 암기만으로 익힌 영어지식이 정작 외국인과 대화할 땐 나올수가 없는 것이지요.
독서속도를 늘리려면 영어책만 읽어야 하는 것인가요? 전혀 아닙니다. 한글책, 심지어 만화책이라도 무조건 글자수를 많이 읽으면 독서속도가 올라갑니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초등학생때 처럼 한글자, 한글자씩 또박또박 말하거나, 모 대통령이 미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처럼 한단어 한단어를 한 숨에 뛰어서 말하거나 하지 않지요? 어른이 될 수록 과거에 한 독서지식이 바탕이 되어서 책 페이지중 30% 정도를 괄호안에 묶어서 안 보이게 해도 그 뜻을 뇌는 이해할 수 있지요. 결국 한국어 독서량과 실력이 그대로 영어에도 적용이 되는 것입니다.
다만, 인간의 적성과 능력은 다재다양한 것이므로 언어능력이 떨어지고, 수리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독서량을 늘린다고 모두 다 언어능력을 가질 수는 없지요. 열심히 하면 보통 수준으로 다가갈 수 있을 뿐이구요. 모든 것에 다 잘하는 학생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암기로 해결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기초 실력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5-60대의 미국 원어민도 10대 소녀들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소리의 주파수가 다른 것도 있지만, 듣고 이해하는 속도가 느려져 10대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수학이나 물리학 등 자연계를 전공하는 미국학생들은 소설들을 잘 읽지 못합니다. 형용사나 부사의 뜻을 잘 모르고, 지루해 할 뿐입니다. 이공계 논문들이 단문위주이고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보면 알수 있지요. 심지어 음악이나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고교과정에서 영어문법이나 영문학 자체를 배우지 않기도 합니다. 필수과목이 아니니까요. 대학에 가서 필요하면 교양과목으로 배울 뿐입니다. 영문법과 영작문을 말이지요. 사실 미국 학생들도 문법은 중학생이 되어야 배웁니다. 미국 초등학생은, 아니 어른들도 구구단을 암기하지 않습니다. 한 자리 수 덧셈과 뺄셈을 암기카드로 공부하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 초등학생이 토플수준 영어단어를 암기하고, 일본식 성문영어 하는 것에서나 하는 영문법을 공부해야 하는 것이 맞을까요? 공교육 과정에서 고교까지도 문법을 가르치지 못하게 하는데 수능 영어가 암기식 문법문제가 나오니 사교육으로 하거나 책에 없는 문법을 따로 배우는 이상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즉, 시험출제가 비과학적이니 공교육과정이나 학습법을 아무리 바꿔봐야 성적위주의 접근을 하는 우리 교육환경에서는 별수가 없지요. 결국 수능 영어나 텝스 등 우리나라식이라는 엉터리 영어시험부터 없애야 해결이 됩니다.
영어는 사실 읽기 실력이 기본이고 가장 중요합니다. 읽기 속도보다 듣기 속도가 빠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는 한글자, 한단어씩 인식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눈에 많은 단어가 들어올수록(신문의 한컬럼기준) 정상적인 독서속도에 맞는 것입니다. 서너단어씩 눈을 옮기면 뇌가 알아서 이해를 하는 것입니다. 이게 안되고, 한글자, 한단어씩 되뇌이거나 본 단어를 다시 보고, 본 문장을 다시 봐야 이해가 된다면 문장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30%정도만이 기초적인 문장이해력을 갖춘 것이라는 통계만 봐도 우리나라의 기초 한국어 교육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수 있습니다.
이건 수능만점을 받든, 토플, 토익 만점을 받든 문장이해력과는 무관한 성적이라는 것도 의미합니다. 한 마디로 엉터리 성적에 의한 줄세우기에 많은 학생들이 엉터리 자만심과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공부를 할수록 진보적이 되는 외국과 달리 공부를 할 수록 연구를 하기 싫어하게 되고, 보수적이 되는 우리나라의 학계의 문제도 여기에 기인합니다.
읽기를 위해선 기초적인 단어를 알아야 하지만, 사실 이건 잘못된 접근법입니다. 즉, 단어를 암기해서 문장이해력을 높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글읽기 지문을 고를 때, 자신이 아는 단어가 70%이상인 책을 선정해야 하고, 책을 읽을 때는 가급적 사전을 찾지 않고, 한 페이지당 서너번 정도 나중에 모르는 단어를 찾아서 익히는 정도가 가장 좋습니다. 영어 연수를 가면 제일 먼저 지적받는 것이 전자사전이나 영어사전을 수업시간에 갖고 오지 말라고 하는 것입니다. 원어민 선생님이 있고, 질문하면 되는데 왜 영어사전을 보냐는 것이지요. 우리의 학습법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는 이것만 봐도 알수 있지요.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수십년간 영어교육에 종사해온 60대 강사조차도 매일 아침 읽는 신문에서 두세개의 단어뜻을 몰라, 사전을 찾아봐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모든 단어의 뜻을 알아야 한다고 보캡 2만이니 하는 것을 외우는 것은 참 한심한 일이 아닐까요? 정말 여유가 있어 외우고 싶다면, 단어보다는 숙어, 숙어보다는 문장을 외우는게 좋겠지요. 여유가 있어 영시나 연설문을 통째로 외우면 더 좋겠구요. 궂이 암기력을 자랑하고 싶다면 말이지요. 평소 원서 독서량을 늘려서 어휘를 늘리는 건 모르겠지만요.
차라리 그 시간에 한국어 책이라도 독서량을 늘려 국어 어휘라도 높여놓으면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전문용어도 한국어로 알고 있다면, 그 영어를 배울때 훨씬 쉽겠지요. 그런데 국제중학, 외국어고등학교를 가겠다고, 토플지문중 뻔히 2500단어로 설명해 놓은 것은 안 읽고, 그 어려운 지질학, 물리학 용어를 외우고 있으니 참 한심한 일이지요. 그것도 우리나라의 최고의 인재가 되고 싶다는 사람들이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공부에 대한 흥미도를 낮추고 있으니 나중에 제대로 된 학자라도 될 수 있을까요?
글읽기가 잘 되어야 영어듣기도 잘 됩니다. 그 다음엔 영어쓰기가 되고, 영어말하기가 마지막이 됩니다. 영어쓰기를 하는 실력의 일부분이 쌓여서 영어말하기 실력이 되지요. 정리하면 글읽기 실력이 쌓이다보면 그 일부분이 영어듣기 실력이 되고, 영어를 읽고, 듣다보면 자연히 영어쓰기할 거리가 생기게 되니 영어쓰기의 실력이 늘고, 그 다음은 그중 일부가 영어말하기 실력이 되는 것이지요. 이것이 정공법으로 영어의 실력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한글표제어는 한자표제어인 중국어를 합해도 6만어휘가 되지 않습니다. 반면 일본어는 러시아어, 프랑스어, 영어 등을 대거 받아 들였기에 15만에서 20만정도의 표제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영어는 100만어휘를 오래전에 돌파했습니다. 물리학도의 언어는 법학도에게 외국어일뿐입니다. 어려운 단어를 암기하는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 모든 전공자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자기 전공, 자기 관심사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사람들과 교류하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지요. 물론 평소 독서량이 많고, 관심사가 다방면이라면 독서를 통해서 100만어휘에 익숙해지는 것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어암기, 문법암기는 정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이상한 영어시험인 텝스, 즉 외국에서 3년이상 학교를 다녀서 특례로 한국 명문대학에 입학하려는 조기유학생들을 암기식 교육에 익숙하게 만들기 위한 시험인 텝스나 수능 영어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선 암기식이 필요합니다. 시험도 잘하고 영어실력도 향상되는 방법은 없습니다. 결국 선택입니다.
사실 일반인들의 경우 토플, 토익을 준비하면서 가장 고전하는 것이 바로 영어듣기입니다. 소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마 한국인들은 영어듣기가 영어학습의 처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나 봅니다. 사실 같은 내용을 15일동안 반복해서 듣고, 받아쓰기를 하게 되면 이를 버텨낸 곰은 웅녀가 될 수 있습니다. 종교인의 간증시리즈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교육학에서도 1960년대에 유행했던 행동주의 교육심리학의 정통공부법입니다. 행동으로 반복하면 무조건 된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왜 이 교육학이 실패했을까요? 실력있는 영어학원 강사만 자신감 있고, 공부하는 학생들은 죽어라해도 실력이 안느는 이유가 뭘까요? 웅녀가 강사고, 보통 학생들, 일반인은 호랑이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두뇌는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학습흥미도가 떨어지면 학습능률이 늘지 않아 일반적으로 포기할 확률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행동주의 교육심리학은 잘못된 교육이론으로 비판받는 것이구요.
그 다음은 우리나라 교육부 관료들이 늘 잘 베껴오는 일본의 유도리 교육입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무조건 아이들과 원어민들이 그냥 노는 것입니다. 스트레스 받게 하면 공부를 못하니 그냥 놀게 하자는 것입니다. 아직도 우린 이렇게 합니다. 그런데 정작 시험은 문법공부를 사교육이나 따론 공교육 과외수업시간에 배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영어실력이 세계에서 가장 나쁜 아랍권보다 조금 좋은 일본에 가서 영어 교육정책을 배워오니 망하는 것이지요.  도대체 이해가 안되는 것이 미구과 영구 놓아두고 왜 일본에 가서 영어 교육정책을 배워오냐는 것이지요. 학습은 최소한 일정량 이상이 뇌에 이해가 되어야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이를 하고 노래만 하다보면, 뇌에 입력되는 이해향이 너무 적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들이 틀린 얘길 해도 하하 하고 웃어주라고 하니 잘못된 언어표현이 교정이 안됩니다. 예를 들어, 일본 초등학교에서 아이가 사과가 걸어갔다라고 표현하면, 선생님은 하하하 재미있네, 귤이 걸어갔다 이렇게 대응하니 문제가 심각합니다.
언어라는게 남의 표현을 따라하는 과정에서 익히는 것인데 정답이 아닌 잘못된 표현을 익히게 하다니요. 미국에 어린아이를 데리고 유학을 가면,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제일 먼저 당부하는게 있습니다. “절대로 아이에게 영어로 얘기하지 마세요.” 유학생 부모들이 엉터리로 영어를 얘기해서 학교에서 또래아이들과 제대로 된 영어를 배울 기회를 방해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조기교육을 한다고 하면서 부모가 잘못된 발음으로 책을 읽어주거나, 잘못된 표현을 가르치고, 원어민 발음을 일찍 들어야 한다면서 영어유치원에 보내거나, 심지어 영어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입니다. 물론 0-12개월 사이에 원어민으로부터 직접 들은 소리는 평생 잊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단계가 9-10세까지의 학습이긴 합니다. 그런데 이건 외국에 가서 외국어만을 주로 쓰게 되는 경우에 적합한 교육법입니다.
이중국어를 쓴다고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됩니다. 물론 언어능력이 뛰어나 다국어를 쓸 수 있는 극소수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99.9%의 아이들은 이중국어를 쓰는 것이 학습흥미도를 엄청나게 낮추는 역효과를 발휘합니다. 미국에 가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6개월이면 금방 어른보다 훨씬 영어를 잘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아이들은 그 순간부터 한글을 쓰지 않으려 합니다. 영어가 훨씬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다시 귀국을 하면 6개월 동안 또 한글쓰기를 부담스러워 하지만, 다시 한글을 주로 쓰게 됩니다. 학교에서 조기유학 다녀온 아이들끼기 영어로 얘기한다고 주눅들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지요. 그냥 자기들이 한글이 불편하니까 영어로 할 뿐입니다. 그 또래의 문화적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지요.
물론 한국어 책이든 영어 책이든 독서를 많이 하거나 육체적, 물리적으로 문화경험을 많이 한 경우라면 전혀 별개입니다. 아무리 우리나라의 명문외국어고를 나와서 미국 명문대, 명문대학원을 나와도 그 아이들의 대화수준은 그냥 우리나라 고등학생입니다. 한글로 문화경험을 한 것이 고교시절 뿐이고, 대학, 대학원때는 영어로 문화경험을 할 만큼 영어실력이 뛰어나지도 못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지요. 그러니 제 생각으로는 유학은 대학원이후에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양국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외국에서 취업하고 외국에서 주로 생활을 한다면 외국문화경험을 조기에 하는 것도 좋겠지만, 고위직이 되면 될수록, 심지어 교포들조차도 이중문화적 경험이 깊지 않으면 절대 승진할 수 없습니다. 외국기업들이 한국 교포를 뽑는 이유는 다양성 때문인데, 그냥 미국 문화경험뿐인 한국 교포를 고위직 임원에 뽑을 미국인은 없으니까요.
정리하면, 조기영어교육은 언어능력이 상위 0.1%에 들어가는 경우에 이중국어를 평생 쓸 필요가 있다면 원어민의 소리를 직접 듣게 하는 것이 좋지만, 이 경우에도 절대로 영어유치원 등 한국인이 원장으로 있어서 학부모들을 위한 보이기 영어교육을 하는 곳에는 의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부모가 외국생활을 할 기회가 있다면 아이들이 그 기간동안 해당 외국어를 경험할 좋은 기회가 되겠지만, 그만큼 한국 문화경험이 부족해진다는 점을 고려해서 추가적인 독서나 문화경험이 필요합니다.
성적이 너무 떨어지면 아이들이 공부를 포기하니,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하게 한다면 최소한 학습흥미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마다 능력과 적성이 다르니 학습법 역시 간증식 체험론은 도움이 되지 않고, 그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던 어느 학생은 일본어를 게임으로도 배웁니다. 학원가서 배운것보다 더 잘합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학생은 영어책을 사주면 자신이 알아서 사전을 찾아가며 영어 공룡책을 봅니다. 그러니 이것이 표준이다라는 식으로 미국 영어교과서나 미국 영어소설 등을 읽히는 것은 비추입니다.
한글로 된 특정한 주제에 관심이 있도록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경험을 높이면서, 적성을 찾아 그 분야의 학습흥미도를 높이는 게 최우선입니다. 그 다음 그 아이가 관심을 더 깊이 갖고 싶다면 심지어 대학 수준의 공룡책을 줘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문법이라던가 단어는 별도로 암기하는 것은 권장하고 싶지 않습니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사후에 종이사전을 찾아보거나, 한 두개의 단어를 전자사전으로 찾아보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단어를 외워서 책을 보게 한다는 것은 이미 수준이 맞지 않는 책을 선택한 것이 됩니다. 그러니 아주 쉬운 영어동화책처럼 아이가 70%정도 어휘를 알 수 있거나, 최소한 그 단어를 한글이나 생활체험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때에 읽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져 비디오식 학습이 맞지 않는 초중등학생에게 인터넷강의나 비디오강의, 비디오 동영상을 보게 하고, 그것도 영어로 된 것을 보게하는 것은 언어발달에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최소한 영어자막이 있는 것이 좋고, 부모가 같이 아이들의 흥미도를 떨어뜨리지 않을 정도에서 관심어 가지고 같이 하는 것은 괜찮겠지만요.
외국에 유학을 가거나 외국문화에 관심이 있어서 영어학습이 필요한 대학생, 어른들을 위해서는 좀더 진지한 영어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조기유학 보다는 대학원 이후의 유학을 하는 것이 좋으므로, 결국 대학생 이후에 어떻게 기초적인 영어실력을 쌓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최악은 토플이나 GRE시험 성적만 올리거나, 토익성적 올리기위해 단어를 암기하고, 학원교재를 통해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교재물들을 통해 기출유형을 암기하는 공부입니다.
정작 미국에 가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미국에 가도 제대로 배울 수가 없습니다. 어학연수가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강의를 들을 실력이 안되니, 미국에 가서도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에서 갖고 있던 수준에서 수평적으로 강화가 될 뿐인 것이지요. 스펙쌓기 씩으로 좋은 회사에 취직해봐야 승진을 못하니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자신의 기초실력에 맞는(엉터리 성적이 아니라) 미국의 보통 학교에 가서 미국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 미국내에서 취업하고 성공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교이름을 보고 가는 것은 순전히 다시 한국에 들어와서 스펙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에 불과하고, 이건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학부만 보는 취업현실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조기유학생이나 심지어 교포 자녀들이 SAT 고득점을 받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서 공부하거나, 하다못해 미국에서라도 한국에서 원정간 한국식 학원에 자녀를 보내어 SAT고득점을 받는 것은 전혀 자녀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실무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명문대의 이름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고위직 임원이 되거나 미국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물론 한국에 와서 학교이름으로 국회의원이나 스타가 될순 있겠습니다만.
정말 영어실력을 높이고 싶고, 실무에서 영어실력이 필요한 국제영업을 하는 분이시라면, 통번역대학원을 준비하는 학원강의같은 고급강의를 듣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도움이 안되는 것이 영어회화학원입니다. 원래 학원 수강생이 많고 마케팅이 잘 되는 것일수록 진짜 영어실력 향상이나 업무에는 도움이 안되는 법입니다. 미국의 영어뉴스나 영국의 잡지 등이나 뉴스위크중 시사관련부분, 타임즈 중 쉬운단어로 구성된 부분을 가지고 강의하는 곳이 좋습니다. 단어를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지식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단어의 뜻을 익혀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지요. 공부를 안 하면 잊게되지만 배경지식이 쌓이니 좋은 것이지요. 사실 미드나 시트콤 같은 것이나 심지어 팝음악으로 영어를 배운다는 건 그냥 마케팅일 뿐이지요. 뉴스보다 발음을 더 뭉게서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긴 하지만, 영어실력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이니까요.
미국 영화를 보는 것도 그런데요. 어떤 주부가 15년동안 미국 방송만 틀어놓았더니 영어가 들리더라는 식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전설같은 얘기가 있지요. 아직도 강남의 학원가에는 특강에 들어와서 팔짱끼고 강사가 잘하나 하면서 자기가 더 잘났다는 식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참 많습니다. 아무리 못해도 학원강사가 자기 영어실력은 학생보다 낫지요. 다만 학생을 가르치는 교습법이 마케팅에 치우쳐 불만이라는 것일 뿐이구요. 그러니 영어학원 강사도 아닌 일반인의 간증, 특히 미국 교포들의 간증은 교재로선 최악입니다.
어른이 영어를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다면, 그냥 정공법으로 미국의 영어교육 전문출판사에서 제대로 낸 영어교재를 각 분야에 맞게 차분히 기초부터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발음은 48개의 음가, 문장속에서의 연음 등을 전문 발음, 파닉스 교재를 통해서 익히는게 제일 좋지요. 교포들이나 원어민이라고 해도 대학에서 영어발음, 파닉스를 전공하지 않은 이상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그냥 여러분이 외국인 아무나 붙잡고 한국어 발음을 가르쳐 보세요. 도움이 되던가요?
영어문법이요? 영어문법 모른다고 해서 영어로 된 책을 읽는데 문제가 있던가요? 타임지가 지나치게 희귀한 단어나 문법을 쓰는 잡지를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들고 다니지 않는 한 그런 문제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인이 쓴 영어잡지나 신문기사에 문법오류가 있을리가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토플에서 문법, 즉 문장구조문제를 출제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단어암기와 문법암기를 통해 한글을 단지 영어문장으로 바꾼다고 해서 영어가 되는게 아니란 말입니다. 영어표현을 배워서 영어표현을 글로 쓰고, 말로 해야 영어가 되지요. 나머진 100% 콩글리쉬, 싱가폴 잉글리쉬, 필리핀 잉글리쉬일 뿐입니다.
간단한 팁을 드리면, 한국어 실력을 기르는 것이, 한국어 문장 이해력을 높이고 배경지식을 늘리는 것이 영어실력을 기르는 제일 빠른 지름길입니다. 한국어 책을 일년에 수십권, 10대시절에 한글 책을 수백권 읽은 사람치고 영어단어 공부에 지장있는 사람 없을 것입니다. 영어책을 한글식으로 이해하는 편법은 모든 것을 그냥 주어, 동사, 목적어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실 영문법의 대부분은 문장속에서 어떻게 주어, 동사 각 1개씩이라는 원칙을 피해가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즉, 한 문장은 주어와 동사가 하나인데, 동사가 두개이면 안되겠지요? 그럴때는 동사의 의미상 주어, 예를 들어 to-부정사는 for 사람 to 부정사, 동명사는 소유격 동명사 이런 식이지요. 예를 들어 I see you see me.같은 콩글리쉬를 봅시다. 지각동사는 동사원형 뭐 이런 것도 사실 문장속에서 동사를 동사 아닌 것처럼 보이게 위한 변형일 뿐인 것이지요.
물론 영문법에 있지만 한글에 없는 요소들 때문에 어려워 보이지만, 그건 책을 읽을때 모르는 단어를 찾아 보듯이, 문장이해가 안될때 사전을 찾아서 알아내는게 가장 느리지만 좋은 학습법이 되겠지요. 예를 들어, 나는 (이발사에게) 머리를 깍였더니 짧아졌더라. I got my hair cut short.라는 것은 문화의 차이가 반영된 언어의 차이니 별도로 공부해야 겠구요.
우린 현실적으로 우리가 머리를 깍는게 아니라 이발사에게 맞기는 것인데도, 마치 자기가 스스로 머리를 깍는것 처럼 이발한다 이렇게 표현하잖아요. 그런데 남에게 깍이는 것이니까 미국처럼 표현하는게 과학적이긴 하죠. 그리고 우리는 부사는 그냥 …하게, 형용사는 …한 이렇게 보니까, cut “short” 이러면, “짧게” 잘라라 이렇게 가기 쉽지만, 사실 영어 단어의 순서대로 해석되니까, 잘랐다, 그랬더니 결과적으로 머리가 “짧아졌다”이렇게 되는 것이구요. 이걸 단어암기식으로 부사니까 무조건 ..하게라고 한다면 엉터리 콩글리쉬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건 암기식으로 해서 되는게 아니고 문화적 배경지식을 이해하는 공부가 되어야 재밌게 할 수가 있지요.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schedule 스케쥴이라고 하는데, 영국에서는 쉐쥴이라고 한다고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의 차이점을 외우는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그냥 영국 사람들은 카피(copy)의 “아”발음을 못해서 “오”라고 하는 것 뿐이에요. 심지어 미국에서 영국식 억양을 쓰는 보스턴 사람조차 “아”발음을 못하지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참고로, 영국에서 쉐쥴이라고 한 것은 독일 대표가 영국 여왕에게 영어발음을 못해서 독일어 발음으로 읽어서 쉐쥴이라고 한 것을 민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평민들에게도 쉐쥴로 발음하라고 포고한 것에서 기원하지요. OK도 사실 영국식 영어는 all correct인데, 이걸 미국에서 같은 발음의 다른 철자로 바꿔쓰기 놀이가 유행해서 Oll Korrect, 이게 OK로 된 것이지요.
이처럼 언어는 문화이고, 신생, 성장, 소멸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언어순화론자들은 마치 모든 한국어 문법과 어휘는 조서시대 고문헌에 나오는 것만 옳고, 나머지는 모두 번역체라는 식으로 주장하지요. 그런데 정말 웃기는 것은 이렇게 문법, 언어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다름 아닌 일본문법이고, 일본이 20세기 초반 미국의 엄격한 구조주의 문법이론을 받아들인 것이지요. 국문학의 문법용어들, 직유법, 은유법 이런 것도 전부 한말에 영문법, 불문법 용어가 번역되어 받아들여진 것이지요. 미국이나 유럽은 문법이론이 변하는데 우린 고전문학 용례가 순수한글, 언어순화론의 기본이 되니 정말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영어가 훌륭하거나 뛰어나서 세계언어가 된 것이 아닙니다. 인도 북부의 아리안족의 언어인 산스크리스트언어가 침략의 결과로 남아서 라틴어, 북부라틴어, 독일어, 영어로 변해왔고, 영국이 프랑스 노르망디 공작의 침공으로 인해 불란서어를 대거 받아들이고, 이후 스페인, 이탈리아 등등의 언어를 받아들이고, 최근에는 김치 등 한국어도 받아들여서 100만어휘가 돌파된 것입니다. 그런데 표제어 2만어도 안되는 순수한글, 중국어 한자는 중국식포함해도 6만정도밖에 안되는데 이걸로 계속 100만 어휘가 되는 영어를 따라가려니 문제가 있지요. 아이스크림을 얼음 보숭이라는 복합명사로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표제어 늘리기에 도움이 안되지요. 적은 표제어를 복합시키는 방식으로 문화가 증폭될 수는 없지요.
언어를 비롯해 세상의 모든 것을 경험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하다보니 내가 영어를 잘해. 수학을 잘해. 그러니 이 방식으로 하면 여러분들도 잘 할수 있어. 이렇게 하는 것이 과학적인 교육법이 될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모든 일에는 원칙과 예외가 있는데, 자신의 경험이 예외적 상황인지, 아니면 모든 일반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원칙적 상황인지를 알 수가 없지 안겠습니까?
그러니 과학이 필요한 것이고, 연구가 필요한 것이지요. 언어학이라고 해도 언어교습법, 영어교습법은 엄밀한 사회과학적 연구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단순히 내가 이렇게 강의를 했더니 학생들이 이렇게 좋아지더라는 식의 논문이 주류를 이루는 것은 전혀 사회과학적이지 않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수많은 나라 사람들 대상으로 교육이론을 만들어, 실패를 거듭하면서 교정된 교습방법이 있는데, 이걸 배워온 유학생도 우리나라의 시험제도와 학원의 마케팅에 따라서 옛날식으로 교습을 하니 일본이 영어를 도입한지 100년, 우리나라가 영어를 경험한지 5-60년이 지나도 여전히 세계에서 아랍권을 제외한 꼴찌인 형편이 이유가 바로 비과학적인 교습법 연구와 교육학, 교육정책의 수립에 있습니다.
엉터리 시험제도를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고, 비과학적인 연구방법을 반복하는 학계를 그대로 두고서, 아무리 서양의 학습법을 도입해 보았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되었다는 식으로 엉터리 한국식 교습법이 될 수 밖에 없지요. 사교육에 엄청난 비용을 투입하고, 그 엉터리 성적으로 사회 계층이 짜여지는 상황속에서도 결국 허상의 잣대를 만들어, 허상의 줄을 세우고, 허상의 자만심과 좌절감에 너도, 나도 모두 괴로워하고 있는 교육의 현실을 대증요법으로 어떻게 고치겠습니까? 대안학교를 만들어서 유치원부터 대학원까지, 그들을 위한 취직자리, 결혼자리를 만드는 이외 방법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영어만 잘하면 된다고 미국에서 미국인으로 태어나 거지가 되면 행복할까요? 얼마나 잘못된 잣대로 공부를 하고, 계층을 만들며, 소수의 자만심에 찬 이들을 위해 대다수가 좌절감을 느껴야 하는 교육풍토를 바꾸지 않는 이상 어떤 학습법도 우리나라에선 무소용일 것 같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100년 전쟁이 아니라 만년전쟁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긴 글 죄송합니다.
그럼, 안녕히 계셔요!
최재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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