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서 김이 나도록 영어듣기

안녕하세요!
여기 보스턴은 여름이 짧고 소나기도 자주와서 그리 덥지는 않은 곳이라 평소엔
그다지 몸에서 김이 날 일이 없는데, 요즘은 아예 얼음 팩을 머리에 붙이고 살아야
할 지경입니다. 학원 수업이 5시간인데 10분 정도씩 두번만 쉬고(4시간짜리 시험을
보기 위해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랍니다.) 따발총을 쏘아 됩니다. 게다가 순서 대로
질문에도 답하기 까지 해야 하거든요.

그나마 강의실에서 듣는 수업이라 이건 괜찮은데, 예습과 복습을 하려면 쪽방 같이
생긴 사무실에 가서 VCR켜 놓고 들어야 하는데, 테잎만 강의당 8시간 분량인지라,
못 들은 것 다시 듣고, 노트필기하느라 다시 듣고, 테잎끄고 연습 문제 풀랴 하다보면
꼬박 7시간씩 이틀을 나누어 들어야 합니다. 그러니깐 같은 내용을 3일에 걸쳐 듣고,
나머지 며칠은 숙제하느라 몇 시간씩 보내야 하구요. 힘들긴 하지만 특이한 재미도
있기에 세수해가며, 커피마셔가며 버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수업을 해도 머리 아플 논리 공부를 영어로 배워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심한 편입니다. 퍼즐은 경우의 숫자를 따지는 기초 확률문제가 나오는데 확확 꼬여
있어서 이걸 풀다보면 머리속 회로가 타는 느낌, 컴퓨터라면 진작에 다운이 되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아무리 논리가 착착 맞아 떨어지는 공부라지만(솔직히 플러스
마이너스 같은 개념) 그게 언어로 표현이 되다보니 여간 감각을 맞춰가기가 쉽지가
않네요.

찬물에 샤워하고, 얼음팩을 머리에 대고 글을 쓰는 형편입니다.(여기저기서 그러게
진작에 열심히 공부 좀 하지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영어폭탄하고 지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언젠가 저도 누구누구 처럼 공부요령이라고 책을 쓸 만큼 될런지
모르겠지만 암튼 열심히 맨땅에 헤딩하고 있습니다.

오늘 누나하고 통화하다가 “인생 별 거 아니다 다 그렇고 그런 거다.”란 얘길 들으면서
“인생 별 거다.”라고 얘기해 줬습니다. 보통만큼 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지 않나요?
늘 즐거웁게 공부하면 좋은데 어려운 건 어려운 거네요. 훗.

그럼, 안녕히 계셔요!
재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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