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進 22] “나는 그대가 죽은 줄 알았네!”

  안녕하셔요!
  학생이 두명뿐인 강의...
  오늘은 개강일인데 입학식과는 상관없이 정시부터 수업이 시작되는 것이
학교의 관례이어서 9시 첫수업을 들어갔었는데 과목명은 '지적소유권법'이
었습니다... 

  전공선택과목인데다 4학년이므로 몇명 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교수님께서
는 생각하셨다고 하셨는데 의외로 많은 학생이 들어왔고 의례.. 시험은 어
떻게... 레포트는 어떻께.. 설문지를 작성하고...

  문제는 그 분이 진짜 전공하시고 학교 전임교수과목인 경제법(국제) 수
업이 오후에 있었는데 여기에 들어온 학생은 단 둘뿐이었습니다. 많이 들
어올것이라고 생각하셨던 강의는 몇명뿐이어서.. 오전수업과는 대조적이었
지요. 12일이 사법시험 1차가 있어서 그 전엔 수업에 안들어오는 것이 관
례이다시피하고 개강날이라는 점, 타과생이 강의실을 쓰고 있어 휴강하는 
줄 알고 돌아간 학우들도 있을 것이라는... 

  구차한 얘기를 할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서 늦게 시작한 수업의 얘기..
즉슨... 의례 시험은.. 레포트는 .. 참! 아까 들었지! 그대로 알면 되고..
똑같은 내용의 설문지를 작성하고... "어쩌면 폐강되지도 모르지만..."하
시는 우리 학교에 처음오신 교수님...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
었습니다.

  의례 하는대로 주목하자니 멋적고 고개를 숙이자니 그도 그렇고... 안절
부절하는 모습 그자체 였습니다. 

  하지만 대학평가제가 실시되면서 거기에 대비해 당일치기 시험공부 하듯
부랴부랴 학과편제등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고 3학년 과목이 4학년 과목이 
되어 버렸으니 작년에 들은 과목을 4학년이 되어 재수강할 수도 없고... 
듣지 않은 학생만 일부 수강할 수 밖에 없고 더구나 4학년에 필수적이었던
과목이 3학년에 내려가 버렸으니 그를 들으려면 시간표가 겹치고... 이래
저래 문제입니다...

오늘도 논어 한장을 여쭈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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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子畏於匡,하실새 顔淵後.러니 子曰.. " 吾以女爲死矣.호라. "
  曰.. " 子在,어시니 回何敢死.리이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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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畏 (외) 두려워할 : 畏薄(외박) 두려워서 멀리함.
      回 -> 멀경 몸부의 巳가 있는 글자가 이 글자의 古字이므로
            KS한자가 아닌 이 글자를 대신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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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께서 광이란 곳에서 난을 당하셨을 때, 안연이 뒤늦게 오자, 
         " 나는 그대가 죽은 줄 알았네! " 하셨다.
  안연은 " 선생님이 계신데, 제가 어찌 감히 죽겠습니까? "
                                                  ( 先進 스물두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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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께서 제자들과 함께 위나라에서 진나라로 가시던 도중 광이란 곳에
서 폭도들을 만나 난을 당하였을때 제자 안연이 뒤늦게 따라오자 있었던 
사제간의 대화입니다.

  결국 제자 안연이 먼저 죽자 스승은 매우 슬퍼하셨다 하는데 무릇 사제
간의 도리란 제자를 아끼고 그의 성장을 위해 엄애를, 한없는 사랑을 아끼
지 않고,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되 권위에 대한 존경이기 보다는 마음속에
서 북돋는 뜨거운 가슴으로, 깊은 애정으로 제간에 대하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 스승은 선생님이 아니라 과장, 부장 같은 직위인 교수님으로 불
리워져야 하고 시험답안의 선생님을 빨간색으로 줄긋고 교수님으로 수정해
답안지를 나누어 주는 것 같은 권위만이 살아 있고 취업공부만 머릿속에 
넣어주도록 사회의 강요를 받고 있고,

  제자는 사은회,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졸업행사에 호텔에다 가운데 자
리, 스승의 자리엔 노래방기계를 놓아두고 노래를 뽑아대고 상아탑이라기 
보다는 미성숙되고 잘 모르는 공부만 해야 하는 기계가 오랜지족, 무슨족,
무슨족처럼 락카폐같은데에서 놀아되는 버릇없는 무서운 아이들이 되도록

사회의 강요를 받고 있고(언론에 의해 이렇게 하지 않고 도서관에 열두시
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은 대학생이 아니고 인터뷰대상조차 되지 못
하고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들만이 설문의 대상이고 인터뷰 대상이 되어 
여론을 호도하는), 어떤것을 바라고 있고 어떤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인지
혼돈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순... 원로방이라는 가상의 마을에 와보면 불치하문하시는, 한
가지 한가지에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모습에서 살아있는 배움을 받고 한없
는 사랑을, 엄애의 진솔한 애정을 받고, 많이 노력하지만 그 모습.모습에
대한 한없는, 부족한 보답임을 느끼며 성찰을 하는 모습은 혼돈같이 보이
는 그모습도 용광로의 쇠, 고철과 같이 하나로 녹여나 한없이 아름답고 뜨
거워 보이는, 뜨거운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이 보입니다.

  공자님의 재탄이요, 안연의 재탄입니다. 한 마음은 오늘에 와서 수많은,
수많은 뜨거운 가슴을 통해 다시 샘솟는 것은 어제의 기쁨과 오늘의 기쁨
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어제 드라마를 보고 울던 눈물과 오늘 사랑하는
이를 비행기로 떠내 보내며 우는 눈물이 같은 것이 아니지만, 하나의 생명
이 죽고 다른 하나의 생명 자연의 생명이 우주라는 자연과 합치되었다 떨
어져 아기우주가 되는 것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역시 하나가 아니겠습니까
  
  그럼... 안녕히 계셔요...!                             1995.3.2.
  사로 올림                                             늦은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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